강좌후기 l 강좌 후기를 남겨주세요
[예산전문가와 함께하는 나라살림 흥망사] 1강 고대문명의 흥망은 어떻게 달랐을까.
[예산전문가와 함께하는 나라살림 흥망사] 1강 고대문명의 흥망은 어떻게 달랐을까.
안녕하세요. 이번 학기 정창수 선생님의 흥망사 수업 후기를 맡게 된 오상윤이라고 합니다. 저는 평소에 나라 살림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이 수업은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만으로 살림을 읽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과 맥락 속에서 살림을 읽는 것이기에 더더욱 앞으로의 수업이 기대됩니다. 1강에서 선생님께서는 먼저 흥망사를 배우는 의미와 이론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고 우리나라 및 고대 문명들의 역사에 대해 강의를 해주셨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추가로 신청해주시고 와주셔서 열띤 강의가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와 경제가 만나니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먼저 흥망사를 시작하기 앞서 간단한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할 텐데요. 가장 먼저 설명할 것은 조세입니다. 조세란 토지의 경작자가 수확의 일부를 토지의 소유자에게 내는 ‘조’와 토지의 소유주가 토지 경작자에게 받는 조 중에서 국가에 내는 ‘세’를 뜻하는 말인데요. 이는 고려시대부터 구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주나라의 정전법이 그 시초인데 사각형의 토지의 가운데 부분을 공동 경작하여 세금을 내는 제도라고 합니다. 후에는 토지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세금이 걷히는데 어떻게, 얼마나 세금을 걷느냐, 그리고 이렇게 걷힌 세금이 어떤 식으로 사용되었는지 아는 것이 나라살림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일 것입니다.
흥망사 강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나라의 사례를 먼저 살펴보았는데요. 그 첫 번째 대상은 고조선이었습니다. 우리 역사의 최초 국가인 고조선 역시 세금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결국 이는 국가를 운영하는 데에는 세금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같습니다. 게다가 오랫동안 나라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을 보아 이러한 조세와 재정지출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추측해볼 수 있겠죠?
우리의 두 번째 논의 대상은 조선의 고종 시대였는데요. 여기에서 나라살림 운용의 중요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국가 예산은 결국 조세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쓰임이 누구를 위해 쓰였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가령 국가 예산에 황실만을 위한 예산의 비중이 크다면 그만큼 다른 필요한 곳에 세금이 쓰이지 않을 것은 분명합니다. 고종시대에 바로 이런 문제점이 이루어졌는데요. 황실비 중 제사를 위해 쓰인 비용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요즘 이야기로 쉽게 예를 들면 300조 가량에 국가 예산 중에 30조원을 황실을 위해 쓰며 그 중 6조원 가량을 제사를 위해 썼으며 이 비중이 점차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을지 모르나 국민들이 낸 세금이니만큼 쓸데없는 곳에 쓰였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국가 세금이 황실비로만 사용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한제국 전체 중 40%의 예산은 국방비로 들어갔는데요. 당시 나라 상황을 생각할 때 이 비용이 과도한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르나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였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로 국방비를 사용하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났고 결국 이는 나라살림을 잘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보여준 가장 큰 예는 양무호 사건입니다. 고종 즉위 40주년 일본에서 들여온 군함, 양무호가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일본이 영국 상선이던 이 배를 25만원 주고 사온 것을 우리나라에 55만원에 판 것입니다. 당시 국방 예산의 30%가 이 고물 배에 사용되었습니다만 여기에 25만원을 더 들여 수리하고 나중에 일본군에 의해 징발되어 뺏기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소중한 나랏돈을 낭비한 셈이었던 것이지요.
조선 말기의 안타까운 상황만 보자니 가슴이 아픈데요. 다음으로는 다행히도 세종에 대해 배웠습니다. 세종은 관청에 있는 계집종만의 경우겠지만 무려 출산휴가를 주었습니다. 여기에다가 남편들에게도 같이 휴가를 주었다는 점이 놀라운데요. 단지 어진 임금이어서가 아니라 인구가 늘어야 국가의 부가 늘어난다는 필요성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게다가 이러한 복지가 가능했던 것은 재정이 그만큼 튼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튼튼한 재정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바로 공평한 조세제도 덕분이었습니다. 공법이라고 일정한 땅을 농민에게 나누어주고 10분의 1의 땅에서 나온 수확을 세금으로 바치게 하는 고정비율의 조세였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여론조사를 시행했다는 기록을 보아 나라 살림에 대한 훌륭한 고민과 생각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는 선생님과 함께 공부했던 흥망사의 이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흥망사를 보는데에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는데 먼저 공공정책의 역할을 통해 나라 살림을 살펴보겠습니다. 콜럼버스의 발견도 의도하지 않는 공공정책의 결과였습니다. 그 덕분에 어마어마한 발견이 이루어졌지만 이를 유지 관리하지 않았기에 결국 나라살림이 성공적이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추가로 조세를 어떤 식으로 걷고 관리하는지 역시 나라살림에 굉장히 중요한데 영국의 경우 징수관, 지출관, 재무관의 분리로 조세 수취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성공적인 나라살림을 가능케 했습니다.
아담 스미스의 유명한 국부론에서도 이런 나라살림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비싼 마차에 고율의 세금을 물리는 누진세 같은 조세의 방향성 문제, 공공교육, 무상급식에 대한 조세 지출의 문제들을 다룹니다. 이러한 문제제기와 논의들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국가에는 나라 살림이 가장 커다란 부분을 이룬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대문명에 살림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문자가 세금을 관리하기 만들어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누가 세금을 냈는지를 기억하기 어려웠던 그들은 점토판에 약속기호를 그리기 시작했고 이를 문자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문자는 세금을 걷고 관리하며 사용하기 위해서 지배층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지금은 손쉽게 사용하는 문자도 세금을 위해 만들어진 셈입니다.
그러면 이제 이집트 문명을 시작으로 문명들의 흥망사를 직접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집트의 나일 강은 홍수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함께 내려오는 토사들이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나라 살림을 잘 하지 못한 한 예가 나일강에 있습니다. 이 홍수를 막기 위해 지은 나세르 댐이 농업과 어업을 망쳤기 때문입니다. 또한 피라미드와 같은 기념물의 건립을 통해 많은 자원을 낭비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전시행정의 예입니다. 이런 것들로 인해 이집트가 망으로 향했다고 귀결 지을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 사실일 것입니다. 또한 이는 한 나라의 흥망이 어떤 식으로 나라 살림을 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을 보여준 한 예입니다.
두 번째로는 그리스를 살펴보았는데 그리스 문명을 통해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숲에 대한, 즉 환경에 대한 문제입니다. 초기에 많은 함대를 가진 아테네가 스파르타를 압도했지만 산림이 너무 많이 파괴돼서 나무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결국 패하게 되는데 이러한 나무 역시 나라의 재산으로 볼 때 과도한 낭비가 가져오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인구에 대한 관리입니다. 스파르타를 몰락시킨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감소였습니다. 그러나 이 인구 감소는 어떤 것 때문이었을까요? 바로 부의 집중 문제였습니다. 부유층은 재산유지를 위해 출산을 의도적으로 회피했습니다. 이들이 토지를 독점했던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이가 부유층으로 진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을 보려면 나라 살림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의 출산감소 역시 단순히 독신주의를 지향하는 문화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는 총체적인 경제문제이며 여러 가지 정책들이 동원 되어 해결해야하는 중요한 문제임이 분명할 것입니다.
이번 강의에서 이외에도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과 맥락들에 대해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이 강의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역사가 저절로 이루어지거나 표면적인 이유들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많은 역사들이 국가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할 때 나라 살림이라는 것이 역사를 움직이고 발전시키고 몰락시키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흥망사 강의를 통해 더 많은 국가의 역사의 이들의 흥망을 경제와 연관하여 배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더 효과적인 조세정책들과 나라 살림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결국에는 보다 더 나은 나라를 꿈꿀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