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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계보학] 5강, 쥬디스 슈클라의 '공포로부터의 자유주의'
[자유의 계보학] 5강(2/18), 쥬디스 슈클라의 '공포로부터의 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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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강의는 쥬디스 슈클라에 대한 강의였다. 처음 들어본 이름이고 그녀의 사상 또한 생소했다. 국내엔 ‘일상의 악덕’ 외에는 번역된 책이 없다고 한다.
선생님께선 인간의 존엄성과 연결되는 대표적인 케이스라면서 쥬디스 슈클라의 책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일상의 악덕]은 쥬디스 슈클라가 얼마나 진실된 사람인가 알 수 있는 책이라고 하셨다. 인간이 피해야 할 일상의 악덕으로 잔인함, 위선, 속물근성, 배신, 인간혐오를 제시했고 그것들을 책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무엇이 미덕(virtue)이냐, 무엇이 정의(justice)인가를 논하고 있을 때 슈클라는 무엇이 악(vice)이냐, 무엇이 부정의(injustice)인가를 논했다. 슈클라는 정의에 집중하면 부정의에 희생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슈클라의 생애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그녀는 독일어를 쓰고, 전쟁을 피해 망명한 유태계 여성이라는 점에서 아렌트와 유사한 삶을 살았다. 그녀들이 겪은 2차대전, 악덕들, 난민생활 등이 사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슈클라는 책을 독자들이 한 번 읽고 알 수 있도록 굉장히 잘 썼다고 하셨다. 슈클라는 잔혹성에 주목했는데, 잔혹함은 강한 사람들이 약한 사람 또는 집단에 계산된 고통을 가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계산된 잔혹함은 지속적이고 가장 나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악덕에도 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선생님께선 슈클라가 말한 자유주의의 가장 큰 목적은 “개인의 자유의 행사에 필요한 정치적 조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유일하게 자유주의가 결합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슈클라는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서부 유럽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자유주의가 부족하다고 했다. 슈클라는 그 이유가 자유주의가 종교개혁 이후 유럽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강의들에서도 늘 언급됐던 ‘다양성’이란 개념은 이번 강의에서도 강조됐다. 하지만 선생님께선 슈클라가 롤스와 공유하는 점은 무작정 가치를 인정한다는 관점에서 잔혹함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하셨다.
이어 선생님께선 파이를 나누고 분배하는 예를 통해서 이것이 폭력에 수긍하는 것이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현실은 이것에 대해 문제제기조차 할 수 없는 가혹한 상황이기 때문에 슈클라는 이런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고 공적인 잔혹성은 악이라고 말했다. 선생님께선 공적인 잔혹성에 대해 “신념과 행동을 획일적 기준으로 강제하는 데에 공적인 강제력을 동원하고픈 유혹을 참는 다는 것은 엄청난 자기통제가 필요하다. 관용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는 것은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보다 어렵고 도덕적으로 훨씬 더 힘든 일이다”라는 슈클라의 말을 보여주셨다. 이 부분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나 많은 공적인 잔혹행위가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선생님께선 슈클라는 공적으로 행해지는 잔혹함을 방지하기 위해 권력의 분할을 주장했다고 하셨다.
다음으로 용기의 중요성과 수동적 부정의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자유주의가 민주주의를 필요로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강의는 마쳤다.
최근에 ‘겨울왕국’이란 영화를 볼 때 주위의 친구들이 생각하지 않았던 자유에 대한 생각을 했을 때 강의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웠구나 생각했다. 영화 초반부에 'Let it go'라는 노래를 부르며 홀로 떠나면서 엘사는 "I'm free"라고 말한다. 하지만 'For the first time foreverⅡ‘에서 세상으로 돌아가자는 안나에게 엘사는 “I can't be free’라고 말한다. 보통 리뷰들에선 언급하지 않는 부분인데 이 부분을 보면서 이 영화에도 ‘자유’에 대한 메시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선생님께서 매 시간 강조하셨던 ‘자유는 타자의 현존을 필요로 한다. 혼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라는 말들이 떠올랐었다.
지난 5번의 강의를 통해 ‘자유’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 하이데거의 말을 보여주시면서 죽음의 앞이 아니더라도 생각할 수 있어야 된다고 하셨을 때부터 평소 공기처럼 누리고 있는 자유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마지막 강의가 끝나고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소개된 철학자들의 책들을 구매했다. 선생님께서 심어주신 생각의 씨앗들을 직접 책을 읽어보면서 키워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