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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으로 이해하는 정치사상-근대편] 2강, 근대 국가주권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홉스
[고전으로 이해하는 정치사상-근대편] 2강(11/18), 근대 국가주권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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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바이어던>표지, '폭력을 독점하고 있는 가장 이성적인 집단'인 국가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0. 강의시작
2013년 11월 18일 첫눈이 내린 날, 느티나무 강의실에는 40여 명의 학생이 모였습니다. 김만권 선생님이 강의하는 ‘고전으로 이해하는 근대정치사상’ 두 번째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김만권 선생님은 지난 시간에 수강생이 남긴 쪽지질문에 답을 해주면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흥미로운 질문이 많았습니다. 이번 강좌에서 다루는 책을 모두 읽으셨는지, 또 그 책을 ‘고전’이라 할 수 있는지 등등. 김만권 선생님은 당황하지 않고(?),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홉스의 주저 [리바이어던]에는 근대국가주권은 어떻게 탄생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리바이어던] 원본은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통 한국어 번역서는 1부와 2부까지 내용만 다루고 있답니다. 1부 ‘인간에 대하여’, 2부 ‘국가에 대하여’라는 타이틀이 달린 것을 보면, 홉스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가를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3부와 4부는 기독교국가와 신학적 해석에 대한 인간의 무지(암흑)을 다룬 내용이라고 합니다.
1. 홉스의 시대적 배경과 사상적 위치
홉스의 정치사상을 깊이 공부해보기 앞서, 자연인으로서 그가 살았던 시대배경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마키아벨리와 유사하게, 신의 시대를 벗어나는 과도기로서 가치다원주의, 신념의 사유화 문제는 당시의 큰 이슈였습니다. 게다가 홉스는 내전(영국 시민전쟁)을 겪고 프랑스로 망명하는 등 역사적인 격동기를 보냈습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최초로 영역한 홉스는 ‘전쟁을 두려움, 공포에서 비롯된 것’ 이라고 지적하면서 자신의 탄생 역시 두려움과 관련짓습니다. 홉스의 사상을 이해할 때, 두려움 또는 공포는 중요한 단어인 것 같습니다.
영국의 시민전쟁 당시 의회파와 대립한 왕당파임에도 불구하고, 홉스는 로크, 루소와 더불어 대표적인 사회계약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권력의 유일한 정당성은 인민(the people)으로부터 나온다는 주장은 마키아벨리와 홉스가 가진 공통점입니다. 근대국가에서 오로지 인민만이 정당한 권력의 원천이 된다는 이야기는 ‘불안과 공포에 기반한 인민의 동의’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만권 선생님은 ‘인민주권의 이론적 탄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홉스의 이러한 발상은 로크의 시민정부, 루소의 인민주권이라는 이름으로 뻗어나간다고 합니다.
2. 사회계약론과 레비아탄
다시 말해, 홉스는 사회계약론으로 근대국가를 이론적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사회계약은 자연상태로부터 정치사회(국가)로 이행해 가는 과정을 정당화하는 일종의 이론적 도구인 것입니다. 여기서 자연의 상태란, 정치권위가 없는 아비규환의 상태를 의미하는데 홉스가 가설로서 만들어낸 상태입니다.(사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사회계약’이라는 것도 특정 시간, 장소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계약’은 아니지요.) 홉스가 이해한 인간의 모습을 따라가다보면, 자연상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이를 공정하게 해결하면서도 안정된 질서속에서 불안감없이 활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국가와 계약을 맺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리를 일부 양도합니다.
홉스는 국가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리바이어던’ 또는 ‘레비아탄’을 사용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바다괴물인 레비아탄은 고래, 용과 닮은 동물입니다. 왜 국가와 용의 이미지를 연결했을까요? 김만권 선생님은 홉스의 또다른 저작, [비히모스 – 1640~1660년 영국시민전쟁에 관한 대화]를 소개해주시면서, 근대정치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두 상징물을 알려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질서, 법의 지배’를 상징하는 바다괴물 ‘레비아탄’과 ‘아나키, 혼란, 혁명, 혁명에 가담한 인민’을 나타내는 육지괴물 ‘비히모스’입니다. 유대인 성경에 나오는 두 짐승의 싸움 이야기는 레비아탄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아무래도 혁명, 아나키에 상태에서 법의 지배 상태로 바꾸는... 즉, 혼란을 잠재우고, 질서를 잡아주는 국가(레비아탄)의 승리를 암시하는 듯합니다.
3. 시민의 권리없이 인간의 권리도 없다.
강의 후반부에 김만권 선생님은 ‘정치권위가 없는 상태(자연의 상태)’에서의 인간이 갖는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먼저 아래 지문을 살펴보시지요.
새로운 세계적 상황 때문에 수백만 명의 인간이 권리를 잃고 다시는 회복할 수 없어졌을 때, 우리는 권리를 가질 권리가 존재한다는 것과... 이 권리가 어떤 조직화된 공동체에 속할 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동등한 권리를 상호보장하는 우리의 결정이 강력한 힘을 갖는 집단의 구성원으로서만 평등하게 된다. 우리의 정치적 삶은 우리가 조직을 통해 평등을 만들어낸다는 가정에 기대고 있다. - 한나 아렌트
권리를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권리는 특정한 공동체 내부에 속할 권리라는 아렌트의 말이 처음에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정치권위가 있을 때, 비로소 권리가 존재한다는 말로 풀어주었습니다. 시민의 권리가 없다면 인간의 권리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난민, 미등록노동자, 재일동포 등 속해있는 국가가 없는 사람에게 ‘평등, 정의, 인권’이 주어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국가없는 이들이 갖는 권리와 한 국가, 공동체, 정치적 권위 아래서 누리는 시민권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시민권 없이는 인간으로서 어떤 보호도 받기 어려운 ‘현실’을 홉스의 정치사상 수업에서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질문>
- 1)욕구와 욕망의 차이는? 2)정치적 판단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는)한 사람들이 권리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3)복지를 하지 않는 국가는 재산이 없는 사람에게 정치적 권리나 견해를 갖지 않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인가? -의회정치/정당정치 - 시민의 권리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현행법상 시민권은 20세부터 적용이 되기에 미성년자는 이 권리로부터 소외되어 있습니다.(이들도 소외된 자라 볼 수 있나요?) 하지만 시민권이라는 것이 단순히 텍스트적인 지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무엇보다 그 시기에 시민권을 주고, (실제로 투표권) 시민을 경험하고 훈련하는 것을 가지는 것이 그들의 권리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과 대한민국이라는 근대국가의 성립과 연관되는 것인가요? - 복지가 모든 시민들이 정치적 권리, 의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정치적 인간의 조건’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라 하셨는데, 현대사회에서 특히 정치 분야에서 이미 복지는 분배/소득불균형 해소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유럽에서 근대 이전 왕권의 근거가 ‘신의 뜻’이었다면(왕권신수설), 조선에서는 왕권을 어떻게 정당화했을까요? - 1)사회계약론이라는 용어도 일본식 한자인가요?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는 행위를 계약이라고 부르는 게 잘 이해가 안 돼서요) 2)우리나라에는 혹은 동양에는 권력의 기반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없었나요? (왕권 신수설, 사회 계약론에 대비될 수 있는...) 3)홉스는 ‘누가’ 제 3의 객관적인 판단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나요? - 로크가 복지국가를 정치적 인간으로 만드는 것으로 봤다면 그것은 왜? 정치적 인간이 긍정인가요? - 이슬람 국가는 근대국가가 아닌가요? (종교랑 정치가 분리되어 있지 않으니..) |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
- 정치권력은 폭력을 독점한 가장 이성적 존재 - 모든 권력은 ‘인민’으로부터. [권리를 가질 권리] - 1)인간은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주권을 의탁했다. 2)홉스는 정치적 권위가 없는 상태에서 가치판단의 자유는 우리의 자유를 파괴한다고 말했다. 3)홉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정치적 권위에 복종시키는 일이,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자연의 이성적 목소리인 자연법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 근대국가, 모든 폭력을 독점하고 있는 이성적 존재 - [용서란 비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정신대 할머니, 밀양, 힘이 정의를 세우는 기구 - 국가의 본질은 결국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 1)평화를 추구하고 그것을 따르라 2)자연권으로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 우리 자신을 보호하라! - 시민권 없이 인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집단의 구성원으로서만 평등하게 된다. - 우리의 정치적 삶은 우리가 조직을 통해 평등을 만들어낸다는 가정에 기대고 있다. -한나 아렌트 - 시민의 권리 없이 인간의 권리란 없다. - 시민권이 시스템에 보일 권리 - “시민의 권리 없이 인간의 권리는 없다” 국가의 존재 방식을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인간의 권리까지 영향을 준 홉스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글 : 자원활동가 이나단 / 편집 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