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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평화공부 – 탈안보와 반군사> 강좌를 듣고
탈안보? 반군사?
이런 거창한 제목과 관련된 평화공부?
살면서 느껴온 여러가지 어려움 중에서 내 힘만으로는 안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주저해야 하는 두려운 것이 있었다.
개인 간의 갈등이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것만은 아니었다.
막연히 커다란 두려움이 있었다.
신체적 구속이나 폭력이 아닌 정체불명의 것,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거미줄같은 억압에 자유의지와 행동이 제약을 받았다.
매일 신문지상이나 매스컴에서 나오는 새로운 뉴스를 보면서 느끼는 충격이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되지 않았던 것은 그게 나의 삶이었기 때문이었다. 북한이 쳐들어 올까 두렵고, 성폭력을 당할 까 밤길이 무섭고, 말한마디 행동하나 잘못해서 잡아가지 않을까,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두려웠다.
" 그 입 다물라!"
연속극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말이다. 우습게도 우리는 이런 일들을 자주 겪었다. 그다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님에도 정당하지 않은 것처럼 힐난과 비난을 받았다. 도대체 우리를 이렇게 두렵게 하는 존재는 무엇인가? 평범한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누리고 싶은 것을 주저하게 하는 것 그것이 과연 무엇인가?
톡톡! 평화공부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탈안보 반군사 강좌는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익숙하게 해왔던 것들에 대한 낯선 물음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언어 속에서 사회적 맥락과 역사적 맥락을 통해 찾아본 군사 안보적 왜곡과, 교육이나 전쟁을 통해 이루어지는 젠더적 폭력에 대한 고찰, 우리 문화속에 숨겨진 군사적 요소등을 찾아보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구조적, 문화적 폭력을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건을 통해 분석하고 분류해보고 이름 짓는 실제적인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군사와 안보의 왜곡을 성찰할 수 있었다. 너무 멀고 어렵기만 했던 폭력이 왜곡된 역사와 사회를 통해 내 안에 있고, 내 가족에 있고, 우리에게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분석하고 지도를 그려보는 과정을 통해 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기를 수 있었고, 거창한 탈안보, 반군사적 요소는 우리 생활 속에서 바꿀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하였다. 소심하고 유쾌한 반란을 꿈꾸고, 상상하는 것은 내 안의 두려움을 깨는 과정이 될 것이다.
어려운 과제를 편안한 자리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서로 배우는 과정은 다른 강좌와 달랐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배우는 것은 집단지성을 통해 배움을 주체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이다. 배움의 과정이 주체적이 될 수 있도록 진행해주신 대훈쌤, 그리고 모임의 주춧돌이 되어준 천간사, 배움의 동반자가 되었던 수강생들 모두 생활 속에서 평화를 찾기 바란다.
그리고, 나는 막연한 두려움과 억압에서 벗어나 소심하지만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
" 그 입 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