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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평화공부] 5강(6/5), 안보주의와 탈안보 실천 - 안보주의 비판
평화공부 다섯 번째 시간은 박준상님가 지난주 강의내용을 요약해주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시간에 미쳐 다루지 못했던 ‘평화선교주의의 오류’에 대해 이대훈 선생님이 언급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이 직접 작명하셨다는(?) 평화선교주의의 오류는 ‘내가 평화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평화가 없고, 나보다 평화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한 사람들에게 알려주겠다.’라는 생각으로 선교대상에게 계몽적 접근이 이루어질 때 발생합니다. 선생님 의견에 따르면, 구조적으로 우리 모두는 세계에 만연한 폭력, 가해성에 부분적으로 책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남성이라면, 남성으로서 한국의 가부장제의 이득을 보며 여성과 같은 타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이나 생태계파괴에 있어서도, 현대문명의 편의를 누리는 인간으로서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겠죠. 이러한 입장에서 보면, 평화는 선물처럼 누가 누구에게 전해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평화선교주의의 오류~ 조금 느껴지시나요? ^^
1. 안보에 대해 브레인스토밍
이어서 두 조로 나누어 줄을 섰습니다. 안보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게시판에 마구 적어보기 위해서입니다. 딱딱한 것, 즉 구조(제도,정책,법,기구 등)에 해당하는 것들을 적었습니다.
통일부 경찰 군대 국가보안법 국정원 남영동사건 UN 성폭력방지법 기무사 노동당 국방연구원
육사 감옥 징병제 군사기지 주한미군 재개발법 한미동맹 국가 분단 삼청교육대 국방비
군대와 관련된 것 / 분단과 관련된 것 / 군대가 아닌 기구에 관련된 것
이렇게 위의 단어들을 크게 세 범주로 나누었습니다.
또 부드러운 것, 즉 문화(가치,문화,관습 등 내 머릿속에 들어와서 익숙해진 것, 불편하지 않은 것)에 관련된 단어를 적어보았습니다.
침략의 역사 진짜사나이 복종 힘 가부장문화 명령 단체 권력 위계질서 획일 박정희 조폭 빨치산
공포심 서태지 이혼-결혼 총기소지금지 빨갱이 똘이장군 격리 제복 보수 자유민주주의 분노
군대와 관련된 담론 / 군사주의와 관련된 담론 / 권력-가부장 / 일상의 힘, 규율
이렇게 네가지 범주로 단어들을 분류해봤습니다.
그리고는 왜 이런 단어를 연상했는지 서로 묻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성폭력방지법’은 10여 년전 UN의 전시 성폭력에 관한 권고안으로 부연설명이 되었고, ‘재개발법’은 도시계획과 군사계획이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대한민국의 현실로 풀어서 이야기되었습니다.
이렇게 집단지성의 아름다움을 확인하며, 안보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니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2. 사진감상
이대훈 선생님과 여러 가지 사진을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적은 야만적이다.(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적을 응징할 도덕적 자격을 갖추고 있다’ ‘적은 인간 이하, 그 죽음은 기억될 필요가 없다. 나의 죽임은 기록될 필요가 없다. 승리만 기록되면 된다. 내손아귀의 적은 쾌감 장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등의 메시지를 읽어내면서 적을 비인간화, 적의 죽임을 자신의 유희로 삼는 행태를 보았습니다.
히틀러 정권 또는 일본제국주의 하에서 유소년을 대상으로 군사교육이 이루어지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동시에 한국 아이들에게 병영체험, 서바이벌 게임, 무기 소개 등 안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을 담은 사진도 보았습니다. ‘우리는 비교될 수 없다. 우리 현실은 고유하다. 이중잣대-가치의 분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의도 벚꽃축제에서 무기전시, 어린이날 행사에 공수부대의 살상 훈련이 시연되고, 모 군수산업체는 무기를 관람하는 관광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합받는다’할 때, 기합이 무슨 뜻일까요? 이번 강의를 통해 그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운 합치기’ 육체적인 고통을 감정없이 집단적으로 인내하는 것이지요. 선생님은 이러한 고통을 상쇄하는 어떤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SM쾌감(집단적 괴롭힘을 통한 연대감과 쾌감)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다시말해, 자기의 피학을 기억하면서 가학을 통해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지요. 보이스카웃 뒤뜰 야영, 학교 수련회, 교회수련회에서 받은 기합이 무조건 돌격을 위한 안보주의의 어두운 면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3. 정상성에 대한 집착증, 식별의 정치, 불안의 일상화, 집착증
억압적 사회에서 SM심리는 그 수직적인 위계를 타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리하여 최하 단계의 약자에게까지 그 억압이 내려와 축적됩니다. 중고등학생들을 생각해보면, 이런 SM심리의 최종적 피해자로서 ‘왕따–자기모멸감’, ‘자살-자기 파괴’와 같은 심각한 문제들이 왜 발생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적은 때려잡고 쳐부수고 무찔러야 하는 박멸 대상으로 삼는 / 나쁜 것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좋다는 식의 패러다임이 우리 안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총대를 맨다‘, ’실탄이 있어야 뭔가 하지‘ 등과 같은 표현속에서 군사주의-안보주의가 우리네 삶에 매우 자연스럽게 스며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세의 타락한 교회권력이 마녀사냥에 열을 올렸듯 현대의 안보국가 역시, ‘안보’를 숭배하는 단일종교국가와 비슷하게 작동한다고 합니다. 교회밖에는 구원이 없고-마녀가 있듯 국가밖에는 안보가 없고-적이 있는 것입니다.
4. 대안
이대훈 선생님은 퇴보적 국가로서 안보국가는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로 강의를 갈무리해주셨습니다. 안보주의로부터 해방, [적, 위협, 이분법, 힘, 위계, 동질성, 보호(안보전문성)]에 대한 집착증으로부터의 해방을 역설하셨습니다. ‘다종다양한 위협이 있다. 오히려 안보주의가 위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북한과 마찰로 인한 사상자보다 교통사고사망자가 더 많다’, ‘나는 나만의 위협전문가’, ‘더 이상 안보성직자는 필요없다. 나도 안다.’라는 문장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지도를 상상해서 그려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1) 내가 안보전문가라면
2) 세상에 아무런 적도 없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가지를 뻗어가며 사고를 확장했습니다. 짧은 시간, 소소한 활동이었지만 이 때만큼은 마음이 무척 설레이고 벅찼습니다. 다음주가 벌써 마지막 강의시간이라는 사실이 무척 아쉬었습니다.
번호매기는 문장 앞이 짤리네요 ㅠㅠ
글 승인해주시면, 제가 수정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