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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평화공부] 3강(5/22), 한국 사회 폭력지도 그리기② 젠더와 폭력
[톡톡! 평화공부] - 3회 한국 사회 폭력지도 그리기② 젠더와 폭력
안녕하세요~ 여러분!
5월 22일 참여연대 세미나실에는 김엘리 선생님과 함께 ‘군사화, 젠더, 일상의 삶’이라는 주제로 세 번째 톡톡 평화공부를 함께할 사람들이 가득찼습니다. 김 선생님은 이화여대 리더십개발원에서 일하고 계시며, 여성학을 공부하셨다고 합니다.
먼저 김엘리 선생님은 불확실하고, 불안한 시대에서 안보, 군사화의 경향을 살펴보는 것으로 강의의 시작을 여셨습니다. 국가가 모든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삶의 제반 문제들을 공동체가 아닌 개인적으로 해결하려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직시하자는 것이지요. 국가가 나의 안정된 삶을 보장해준다는 믿음이 퇴색되면서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을 의지해서 살아야 하는 세상이 온 것입니다. 결국, 개개인들은 소득을 많이 올려 보험을 사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노후, 갑작스러운 사고와 질병, 주택 마련, 자녀교육비 등 여러 지출을 대비하기 위해 돈을 열심히 버는 것이지요. 정부의 역할이라고 볼 수도 있는 여러 사회적 서비스를 점차 기업이 대체하는 시장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우리네 사는 모습과 다르지 않지요?
군사주의는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해, 군사적 가치를 찬양하고 고무하는 가치, 신념, 태도, 행동양식의 경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군사화’는 개인, 사회, 조직 등에 군사주의가 작동하는 과정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도 안보드립이 강한 사회인것처럼 느껴지는데, 군사주의가 강하고, 군사화 정도가 크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군사주의가 강화되고, 군사화가 진전되는 과정에는 특징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안보, 군사화는 젠더에 의존하여 구성되고 작동된다는 것입니다.
알게 모르게 군사주의가 나의 행동양식을 결정하고 사회의 규범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은 그 행동양식과 규범으로 따름으로 인해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단순히 내면화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통해서 발현되는 ‘군사주의, 군사화, 안보’입니다. 사회적인 성별을 의미하는 젠더가 형성되는 과정과 매우 닮아있다는 게 김엘리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1. 일상의 삶에서 평화를!!
‘종북좌파 척결, 빨갱이XX’ 등의 선정적인 구호가 만연한 한국사회는 반공 이데올로기가 규범화된 곳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반공 이데올로기는 국민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중요한 척도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지요.
김엘리선생님과 수강생들은 70년대 페미니스트들의 구호였던 ‘사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는 문장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개인의 표정, 옷차림, 행동, 사랑하는 방식, 섹스 등만 관찰해도 그 사회를 엿볼 수 있다는 의미이지요. 개인은 자기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정체성에 따라 그 사회가 요구하는 데로 치장하고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군사화와 젠더의 만남은 역사속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섹스동맹’이라는 다큐의 주요 장면들을 다함께 시청했습니다. 과거 기지촌 클럽은 미군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매춘의 주무대였다고 합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외화벌이 재미를 보던터라, 면세주류와 여러 가지 지원을 전폭적으로 제공합니다.
한국전쟁시 미군을 위한 위안부가 존재했었다는 문서가 발견될 정도로, 군사화와 젠더는 잔인하고도 서글프게 엮이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조숙한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특정 여성들을 미군을 위한 성적서비스 제공한다는 식의 발상이 국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것이지요. 다시 말해, 한미동맹이 유지되는 배경에 여성의 몸이 희생되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사례로 우리는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2. 남성성, 젠더에 대하여!!
한국사회에서 전통적으로 남성성이란 (1)가정, 가장으로서 생계부양자, 경제력을 갖춘 이, (2)국가, 안보주체자, 군인, 물리적인 힘을 갖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첫데이트에서 남자-여자가 준비하는 것들(서로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방법)만 살펴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남자는 외모에 대한 준비보다는 데이트 비용, 이야기거리 제시, 집까지 바래다주기, 다음 약속 정하기 등의 고민이 집중됩니다.
젠더라는 용어 사용하는 것은 성별(sex)와는 달리 젠더의 변화가능성을 인정하자는 의미인 듯 합니다. 젠더는 만들어진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젠더가 어떻게 작용할까요? 고용시장에서의 차별을 말할 수 있습니다. 가치-담론 차원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전쟁은 남자군인 위주이며, 전쟁에 관한 결정은 주로 남자 정치인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 동맹관계를 남녀애정관계(sex code)로 표현한다는 것 등등으로 젠더화된 사회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에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을 안철수후보와 문재인후보의 베드신으로 묘사한 최지룡의 그림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지요. 그때 안철수후보는 부끄러워하고 이쁜척 하는 사람으로 그려졌지요.)
3. 군대와 군사영역
군은 근대국가에서 성별분업을 기반으로 형성되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나 징병제입니다. 또, 남성을 동질적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남성들 사이의 차이를 비가시화하는 면이 있지요. 동시에 상대적으로 여성도 동질화할 수 있습니다.
군대의 운영원리는 젠더입니다. 극단적인, 전형적인 남성성으로 조직이 운영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치 이 사회를 조직하는 원리와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정치지도자의 병역문제 확인을 예민하게 다루는 것을 보아도, 군대가 국민으로 인정받는데, 국민이 되는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나봅니다.
4. 이야기를 마치며,
차이를 존중하면서 어떻게 평등한 관계를 만들 것인가는 우리가 다같이 고민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원화된 구조로 이야기하면, 이원화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합니다. 평화의 반대는 전쟁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약 30여년 전부터 국제적인 여성단체, 여성회의에서 안보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안보란 안전한 노동조건 확보’라는 다소 소박한 주장에서 ‘안보란 삶에 대한 존중, 상호적인 의사소통, 평화로운 갈등 해결, 자원의 공평한 분배, 인간과 자연생명의 유지, 건강 등 -우리의 안보는 살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선택하고, 표현하고, 결정하고, 움직이고, 휴식하고 조직하는 것’등의 넓은 의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은 젠더 감수성에 대해 언급하셨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젠더가 권력관계라는 점 - 체계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감성적으로 느끼는 과정이 요구된다는 것이지요. 오늘 수업을 통해 다양한 차별에 대한 감각을 예민하게 갖고, 차별, 불평등에 관한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