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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사Ⅱ] 7강, 정치가 김구와 제주‘항쟁’ - 균형 잡힌 역사관을 위하여
들어가며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의 가을학기 인문학교 강좌 ‘교과서 저자와 함께 읽는 한국근현대사II’ 는 여러 가지 이유로 검정 교과서에 담지 못했던 내용들을 저자가 설명해주는 강좌입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역사적 사건을 비판적으로 설명하여 시민들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도록 하는 취지의 강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역사관을 위하여
이번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 다뤘던 미소공동위원회에 이어 해방 후 남북협상 및 정부수립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선생님께서는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남북 협상 과정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사건들을 상세하게 설명하셨는데, 특히 북한의 정부 수립 역사도 다룸으로써 참여자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적 사건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이 선생님이 설명해주신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 세 가지 사항이 인상 깊었습니다.
1. 4.3 제주항쟁
오늘날 우리 정부는 4.3 제주항쟁 사건을 국가권력에 의한 폭력 행사로 규정하고 있으나 군대 등 일부 집단은 여전히 4.3 항쟁에 대해 국가를 전복하려는 시도로 간주한다고 합니다.
당시 군경과 더불어 서북청년단 등 어용단체들이 투입되어 수많은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학살당했습니다.(슬라이드로 보여주신 그림들이 말보다 더 직접적으로 와 닿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한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사실이며, 정부가 제주 4.3항쟁에 대해 국가에 의한 폭력으로 분명하게 규정했다면 정부가 대중에 이를 널리 알리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국민들이 진실에 눈을 떴을 때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출처 : 네이버블로그 http://blog.naver.com/gold_dragon/40030503119
2. 백범 김구
김구를 정치가로 인식했을 때 그의 정치적 선택과 행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족주의자이며 기백이 넘치는 독립운동가인 김구 선생도 어쩌면 정치적인 선택의 기로에서 장고를 거듭했을지도 모릅니다.
(1차) 남북협상을 위해 김규식 선생과 북으로 건너갔을 때 그의 미래가 결정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만일 김구 선생이 북으로 가는 대신 남측만 시행한 총선거에 참여하였다면 여당의 수장 내지 야당의 수장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당시 이승만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 강성했으나 그에 반발하는 세력과 민족주의자들을 규합하여 대항했다면 김구로써도 충분히 승산 있는 선거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측 회담에 참석한 것이 결과적으로 그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켰고, 한편 그 시기 이승만은 남한 총선거를 통해 실질적으로 물리력(군경)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을 획득하였습니다. 후에 김구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이승만 세력이 군경 집단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김구가 민족주의자들과 이승만에 반발하는 세력을 규합하고 대항하는데 있어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3. 오래된 영상물 시청
해방 후부터 정부수립까지 북한의 생활상을 담은 영상물을 시청하였습니다. 당시 주거형태나 생활 전반이 남쪽 사람들과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김일성을 위시한 세력들이 노동당을 창당하기 전까지 태극기를 사용했다는 점이 그나마 주목할 만한 사항인 것 같습니다.
그밖에도..
준비자 분들께서 맛있는 김밥을 마련해주신 덕분에 허기진 배를 채우고 더욱 열띤 자세로 강의를 경청할 수 있었습니다. 강의 시작과 말미에 멋진 멘트를 날리며 진행해주신 간사 선생님과 항상 애쓰시는 자원활동가 선생님의 노고에도 감사드립니다. 다음번 강좌와 함께 강좌 끝나고 진행되는 뒷풀이 또한 기대해 봅니다.
마치며
이번 시간에는 시간이 부족해 강의 진도를 다 나가지 못했으나 이러한 부분이 시민교육의 자유로움이자 ‘멋’이 아닐까 합니다. 정해진 진도를 어떻게든 채워 나가는 것보다 내용의 깊은 성찰을 통해 조각난 역사적 사실들의 연결고리를 찾고 빈틈을 매우는 작업을 참여자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본 강좌의 취지와 성격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번 6강의 제목인 ‘홍명희는 왜 북한의 부수상이 되었나?’에서 홍명희는 김구 선생이 남북 협상을 위해 북으로 건너가셨을 당시 함께 동행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김구 선생이 다시 남쪽으로 돌아오실 때 함께 내려오지 않고 북쪽에 남았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북한의 부수상이 된 홍명희가 과연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해보며 제법 서늘해진 어느 가을날 밤에 열렸던 열띤 강좌의 후기를 마칠까 합니다.
홍명희(소설가, 1888-1968) *출처 : 네이버 인물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