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l 강좌 후기를 남겨주세요
<진보, 다른이름으로 저장하기> 3강, 진보에게 던지는 불편한 질문
아카데미느티나무 20102 가을강좌
[민주주의학교] 진보, 다른이름으로 저장하기 3강(10/08) 후기
① 1강 <21세기 진보의 재구성> 후기 다시보기 >> 클릭
② 2강 <21세기 진보의 재구성> 후기 다시보기 >> 클릭
3강은 ‘진보에 던지는 불편한 질문’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하승우 강사님은 영화 <풍산개>를 들며 사람들이 타인을 재단하려 하는 사회를 꼬집으셨습니다. 극 중 윤계상은 남과 북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기에, 양쪽 모두에게서 ‘어느 편이냐’는 질문을 듣습니다. 어느 한 편에 속하지 않으면 안전해질 수 없는 상황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강사님은 한국의 진보도 마찬가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이론이나 사상에 권위를 부여하고 자기 식으로 해석하고, 자신과 다른 해석을 내놓는 쪽은 변절자나 개량주의로 폄하하는 일부 진보 세력들을 비판하셨습니다. 인간은 각자 자라는 환경이 다르고, 각자 다른 감수성을 갖게 됩니다. 그러므로 각자의 시선의 차이는 피할 수 없는 것이고, 토론과 합의하는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같은 시선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동지’라는 말로 사람들을 한정지으면, 그 ‘동지’라는 말에 위화감을 느끼고 함께 연대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불편하지만 우리에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조금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들도 만나 우리 편을 늘려야 사회를 바꿀 수 있습니다. 한 살림과 의료생협, 그리고 강정과 쌍용이 서로 연대하는 모습을 보면, 서로가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가지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의명분이 삶을 바꿀 수 있을까요? 공지영씨가 쓴 ‘의자놀이’의 논쟁을 기억하시나요? 공지영씨가 이 책의 수익금을 쌍용차 노조에 모두 기부한다는 좋은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휴머니스트의 나라말출판사 인수와 판권에 관련된 문제, 그리고 표절 문제 등을 전부 이 때문에 묻고 넘어가야 하는 것일까요? 수익금 기부로 인해 혹 좋지 않은 시각이 생길까 판단하여 과정 속에 생긴 문제들에 대한 논의들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약자가 강자를 이해하고 배려한 것입니다. 이는 이승만 정부가 잘 살게 해주겠다며 국민들을 억압했던 논리와 다를 바가 없다고 강사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일어난 ‘밥.꽃.양’이라는 사건을 아시나요? 현대자동차 노조가 정리해고 반대를 내세워 한 무기한 전면파업이 277명의 정리해고로 타결되었습니다. 이들이 바로 식당아줌마들이었습니다. 이들 중 144명의 여성노동자들만 노조식당에 고용되었습니다. 이때 현대자동차 노조는 ‘아줌마들만 참으면 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줌마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곳은 없었습니다.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들도 가입되어 있거나, 관련된 일이 아니면 관심을 갖지 않으니 묻히기 쉽습니다. 기륭전자, KTX, 재능교육 등 여성노동자들이 일으킨 파업은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를 바꾸려는 곳에서도 가부장제는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누구와 연대해야 하는 것일까요?
몇 년 전 장애인들도 지하철을 탈 수 있게 해달라며 장애인들이 선로를 점거한 일이 있었습니다. 30분간 시민의 발을 묶었으나, 자신들은 30년을 집에서 기다렸다며, 지하철을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게 시설을 확충해달라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보는 가장 아파하는 사람과 연대하고, 섬세해야합니다. 하지만 시민의 발을 묶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두려웠고, 큰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진보단체는 이들과 결합하지 않았습니다.
성공회대에 근무하던 계약직 행정직원이 비정규직으로 계약이 만료되어 학교를 떠나게 되자 행정직원 정규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서명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명단에는 많은 진보적 교수들의 이름이 빠져 있었습니다. 진보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자기 공간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함에 대해서는 눈을 감을까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삶에서 드러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처사는 신뢰를 잃는 계기가 됩니다. 진보가 더 나은 진보, 올바른 진보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과 연대하고, 자기책임성을 갖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 강의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강연 : 하승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
후기 : 강가혜 자원활동가
라는 질문에 제게는 가장 크게 다가왔습니다. 누군가 만들어주길 기다리지 말고 작은 것 하나라도 내 스스로 참여하며 바꿔가려고 하는 것이 진보의 참 모습이라 생각됩니다.
즉...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와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는 다른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