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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통해 지혜를 알아가는 과정-몸워크숍
지난 11월 24일 화요일 소열심리상담센터에서 이정명 선생님과 함께 "몸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화요인문학교 <몸, 인문학의 창으로 바라보다> 후속작업으로 이어진 몸 워크숍에는 인문학교 수강생 분들 뿐만이 아니라 "여차저차"해서 오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몸워크숍은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넘어 내 몸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를 관찰하고 실제로 몸을 움직여 보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소리에 따라 반응하는 몸
평소에 알지 못했지만 우리 몸은 여러 소리에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타악기, 신문기사, 노래를 들으며 우리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바다 소리가 나는 타악기에서는 몸이 물처럼 흐르기도 하고, 비극적인 신문기사를 들으면서 몸이 움찔하기도 했습니다. 편안한 노래소리에는 부드럽게 몸이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몸은 다양한 소리에 반응하지만 커가면서 "몸으로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바보 같은 거야"라는 사회적 통념에 점점 우리를 통제해 갑니다. 하지만 신문기사에도 몸이 반응하는 것 처럼 다양한 소리에 몸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정명 선생님은 "상상하거나,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몸은 굉장히 유연하게 반응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과 몸이 반응하는 것도 다를 수 있습니다.
소리에 따라 반응하는 몸
구체적으로 이번 워크숍에는 '손'으로 작업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먼저 자기의 손을
그리고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칠판을 가득 채울 정도로 손이 하는 일은 많더군요.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칠판 한가득 적고 한가지씩 따라해 보았습니다. 토닥이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고, 꼬집기도 하고, 요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평소에 자주 하던 행위임에도 다시 해본 손짓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손으로 표현해본 이후 선생님은
편안한 자세로 앉아 명상을 통해 '올해가 가기전에 만나고 싶었던 한 사람을 만나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는지, 그리고 내가 그 사람에게 하고 싶던 말을 손으로 표현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평소에 생각이나 말로만 표현하기가
익숙했기 때문에 손으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수강생중 한분은 "내가 만난 사람이 꽉 쥔 손'을 느끼면서 그
사람이 얼마나 불안하고 힘들지를 새로 느끼게 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평소에 본인이 생각했던 것과 몸이 반응하는 것은 달랐던
것이지요.
(자신이 그린 손위에 명상을 통해 얻은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명상을 통해 각자가 느낀 것을 도화지에 그렸습니다. 그린 도화지는 본인이 맘에 드는 그림 옆에 놔두었습니다. 특이했던 것은
아들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끼리 그림이 붙어 있었습니다. 본인이 가진 고민이 그림에 투영되고, 그 투영된 이미지가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이 되나 봅니다.
(각자가 그린 그림을 함께 감상중)
내 몸에 축적된 수천만년의 지혜
몸워크숍에 오신 수강생 중에는 본인이 생각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지 못해 아쉬운 분도 계셨습니다.
이정명 선생님은 몸워크숍을 마치시면서 "몸은 수천만년 동안 축적된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작업은 내가 알지
못했던, 내가 평소 착안하지 못했던 몸이 말하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계속 조금씩 작업해가며 지혜에 가까워지고, 나를
믿어가는 과정을 밟아가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황홀경에 빠지는 신비경험이 아니라 수천만년 동안 쌓인 내 몸의 지혜를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나를 알아가고 세상을 알아가는 경험을 책이 아니라 몸으로, 그리고 함께 한 사람들과 나누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