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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투사 워크숍] 매일 밤, 내게 오는 연애 편지
[https://pixabay.com/images/id-1390463/]
탈무드에 '신이 매일 밤 연애편지를 보내는데 우리는 봉투를 뜯지 않고 버린다'라는 말이 있다.
신이 보내는 연애편지의 정체는 '꿈'이다.
3년 전, 심리학 스터디에 우연히 들어가 난생처음으로 심리학책을 읽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던 말들이 책을 읽을수록 와닿고, 더 공부하고 싶어졌다. 이런저런 책들을 읽던 중, 꿈에 대해 알게 되었다.
매일 밤 영문도 모른 채 뜬구름 같은 이야기들 속에는 감히 내가 상상해보지 못한 내용이 담겨 있다는 말들에 호기심이 일었다.
그렇게 고혜경 교수님 책을 읽었고, 이곳에 왔다.
10번의 수업을 통해 가장 놀란 것은 꿈의 무한한 가능성이었다.
나와 전혀 관련 없던 사람의 지난밤 꿈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목소리를 따라 적어 내려갔고, 궁금한 점을 물으며 상상했다.
바다를 보았다면 그 색이 어땠는지, 누군가를 만났다면 인상착의나 표정이 어땠는지, 그리고 꿈에서 내 감정은 어땠는지 물었다.
한 사람의 꿈은 그렇게 모두의 꿈이 되었고, 모두는 다시 한 사람이 되어 그 꿈이 자신에게 의미하는 바를 이야기했다.
그렇게 나 혼자였다면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펼쳐졌다. 돼지꿈 = 길몽과 같은 공식이 아니라 말하는 모두의 의미가 더해졌다.
꿈에 그 모든 층위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말을 더해 갈수록 꿈이 되살아나듯 생생해져 갔다.
그리고 생생해진 꿈에는 나도 몰래 감춰둔 무언가들이 담겨 있었다.
두려워 숨겨뒀던 마음, 갑갑하지만 모른 척 해왔던 마음 그리고 내가 믿지 않는 가능성까지...
깊은 곳 담아두고 살았던 것들이 꿈을 통해 떠올랐다. 지금 내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했다.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신기하고 개연성 없어 보이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내 것으로 상상해 보는 일은 전혀 써보지 않은 근육을 쓰는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하고 듣기만 할 때도 종종 있었다. 누군가의 투사를 듣고 따라서 생각해보고- 또 꿈으로 돌아왔다.
여러 사람의 시각이 내게 조금씩 쌓이고, 작은 부분이라도 투사하며 내뱉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10번의 수업으로 작고도 소중한 근육을 키워냈다.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타인을 꿈을 감사히 여기는 사람들과 했던 경험은 신비로웠다.
그러기에 나도 부끄러움을 조금 내려놓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이로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꿈 수업, 끝나고 곱씹는 지금은 수업을 듣던 때가 그리워진다.
오늘 밤 내게 올 연애편지를 또 기다리며, 내년에 시작될 꿈 수업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