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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니 강연-질문
1. 한국에 살고 있는 한 시민으로써, 칼 폴라니를 읽을 때 고개를 드는 것은 "그렇다면 한국은?"이란 물음입니다. 지난 첫 수업때 나왔던 질문이기도 합니다만, 과연 칼 폴라니의 정치경제적 기원이 한국에서도 적용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듭니다.
이를테면, 폴라니가 역사적 분석을 통해 도출해내고 있는, 발명된 시장과 오히려 자연적인 사회의 자기방어, 이중운동, 시장의 탈배태와 배태 라는 개념이 한국사례에서도 적용가능한지요?
폴라니 이론을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면 일본 제국주의가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소작농의 경작권을 박탈한 뒤, 해방 후 미군정과 이승만정권이 농지개혁과 헌법 제정을 통해 토지에 대한 절대적 소유권을 보장하고 자본주의적 생산체제를 확립한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손낙구 지음, 2008, 『부동산 계급사회』, 후마니타스, p336
이런식의 적용이 가능할까요?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이런 가능성들에 대한 언급이 자주 있었으면 합니다.^^
2. 폴라니는 자기조정적 시장의 정치경제적 기원을 찾아갑니다. 헌데, 제가 아직 책을 완독하지 못하여서 생기는 의문일 수도 있구요. 혹은 분석차원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점이 있어서요.
일단 폴라니가 19세기 자기조정적 시장이 등장한 곳은 산업혁명을 선도적으로 일으켜왔던 서구 국가들에서 입니다. 따라서 신화적인 시장조정경제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은 서구 국가들에서입니다.
그런데, 시장의 기원을 근거로 드는 것은 서구 유럽이라기보다 다른 지역(쿨라교역의 예도 그렇듯)의 초기 모습을 가져옵니다. 그렇다면 연결고리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즉 타 지역의 이익을 위한 시장이 아닌 재분배와 효혜성을 통한 선물같은 증여가 이뤄지던 관습이 서구 유럽에 어떤방식으로 퍼져나갔을까요? 서구 유럽의 자기조정적 시장은 이런 전통을 갖던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이입되어갔을까요? 저는 이 지점이 연결되지 않습니다.
즉 폴라니의 비판대상인 자기조정적 시장이 나타난 것은 서구 유럽인데, 그것은 유토피아라고 지적하려는 본래적 기원은 비유럽의 관습에서 찾고 있습니다. 제가 오독한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ㅠㅠ 이 지점이 명확히 잡히질 않습니다.
따라서 1번 문제제기와 연결지어서, 폴라니의 분석이 어떤 이론을 새롭게 고안했다기 보다는 역사적 기원을 찾아가는 말그대로 '역사적 분석'이기 때문에 폴라니의 분석을 다른 국가에 적용이 가능한 것일까요?
세계 일반의 경제`사회적 흐름이 달랐던 한국도 그렇다면 이런 분석에 일반화된 이론으로써 적용가능한 것일까요?
3. 시장의 신화는 어떻게 전파되어 갔는가?
이 지점이 가장 불분명한 지점입니다. 물론 폴라니가 이후 스피남랜드법의 형성과 여러 법안을 통해 자기조정적 시장이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개인의 머리 속의 시장신화라는 유토피아가 어떻게 전파됐고, 실제로 그것을 유토피아로 여기고 있었는지는 무엇을 통해 확언할 수 있는 것인가요?
그래서 지난번 수업시간에 질문에도 나왔듯이, 그런 사상이나 인식을 유포하는 주체, 지배담론에 대한 질문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인식의 전파를 어떤 식으로 인식해나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가 공부했던 국제정치경제 이론 가운데 구성주의라는 입장이 폴라니가 말하는 자기조정적 시장이란 신화의 유포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구성주의에 대해 잘 아는 바는 아니지만, 그곳에서 강조하는 idea는 사실상 힘쎈 자의 아이디어가 널리 유포될 힘이 있기 때문에, 지배층의 idea가 지배적 idea가 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구성주의는 모든 세계는 구성돼 있다, 라는 것인데 이를테면 대표적으로 국제관계는 무정부상태라는 것 역시도 구성된 것이다, 즉 발명된 것이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이 드는 예지만, 김춘수의 꽃이 그 대표적 예가 되겠죠. 즉 시장도 자기조정적 시장이다, 라는 규정 즉 구성되기 시작하면서 실제 그렇게 기능하도록 만들어져가기 시작했다, 라는 식의 해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여기서 누가 시장을 그렇게 구성하였나, 가 이해의 열쇠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성주의가 2번 문제에서 제기됐던 아이디어(자기조정적 시장이란 유토피아)의 전파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너무 두서가 없었습니다. ㅠㅠ
공부를 하면서 의문이 드는 점이 많은데, 엄밀한 질문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ㅠㅠ
좋은 수업 감사합니다. 방학동안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아 즐겁게 수업에 임하고 있어요.^^
좋은 피드백 덕분에 앞으로의 강의가 좀 더 알차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올려주신 질문들은 강의 중에 충분히 이야기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