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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다정하고 다채로운 섹스를 위해
한채윤 선생님 강의는 19년도에 한 번 들었고, <여자들의 섹스북>이라는 책도 열심히 읽었었다. 요즘 들어 성교육을 제대로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한채윤 선생님 강의가 있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수강신청을 했다. 거기다 청년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들을 수 있던 것도 매우 감사했다.
포인트 다섯 가지를 꼽자면 이런 것들이 있었다.
‘보살핌’ 과 ‘사랑’의 관계
관계는 ‘갖는 것‘이 아니라 ‘맺는 것’
사랑이란 당연히 노력이 수반되는 일이다.
섹스와 사랑은 별개다. 꼭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다양한 섹스의 모습이 있다. 질삽입만이 섹스가 아니다.
강의를 들으며, 우리는 어떤 사랑과 섹스를 위해 나아가야할까, 사랑을 그저 태어났으니 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보다 주체적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성욕은 누구에게나 있고, 생물학적으로 성적인 에너지는 여성이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 하지만 성욕이 강하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그 욕구를 해소해야한다는 말로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다. 그런 의미로 섹시한 여자를 보면 남성들은 참지 못한다는 말이 미디어 곳곳에서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여자들도 똑같이 섹시한 사람들을 보면 욕구를 느낀다. 그러니 짧은 치마를 입어서, 화장을 진하게 해서 등의 말들은 이해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다.
기혼 남성들이 바람을 피우거나 성매매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것에는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자위’라는 것이 있다. 21세기에는 매우 다양한 섹스토이가 존재하고, 자위를 더 다채롭게 해준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여성와 남성 모두에게 자위를 가르치지 않았고(2000년대에 학교를 다녔지만 현실적인 성교육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그 행위를 숨겨야하고 하면 안되는 것으로 가르친다. 사실 유아기 때부터 생식기를 부비며 자위를 하기도 한다는 데 말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오르가즘을 느낄 권리가 있다.
받는 사랑, 기다림, 수용 등등 수동적인 형용사로 점철된 것이 여성의 사랑 방식이다. 그런데 그게 과연 사실일까. 하지만 여성에게도 어마어마한 욕망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파트너와 안전에 대해 서로 합의가 되었다면 하고 싶은 것을 모두 쏟아부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직 발현되지 않은 여성의 욕망. 범죄만 아니라면 그 어떤 무엇도 우리는 시도해볼 수 있고 표출해도 되지 않을까. ‘질’이라는 상대방의 생식기가 들어오는 공간이 있기에 ‘받아들임’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채윤 선생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빨아들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주도적인 섹스를 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려면, 자신의 몸을 잘 알고 어떠한 자극에 흥분하고 어떤 방법으로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지 등을 알아가야한다. 하지만 그건 한채윤 선생님의 <여자들의 섹스북>에서 알기 쉽게 다루어져 있다. 다채로운 섹스를 위한 필독서다.
많은 사람들이 전형적인 사랑하니까 해야하는 섹스가 아닌, 서로 맞춰나가고 배워나가는 섹스를 하게 되면 좋겠다. 분명 파트너와 서로의 성감대와 원하는 체위 등을 이야기한다면, 다정하면서도 다채롭고 아름다운 섹스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글쓴이 다슬 님은 사랑과 섹스에 대해 조금씩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bami_kim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