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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리더십 워크숍 -존중과 협력이 있는 소모임 만들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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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네살 아이를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며 협동조합 생활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비슷한 뜻을 가진 부모들과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를 통해 깊이 소통하고 두터운 친분을 쌓을 수 있으리라는 그 기대는 코로나시대가 열리면서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전체가 다 모이는 행사는 도무지 기약이 없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서로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을까. 그 답은 소모임이었다.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열명 남짓하게 모이는 소모임을 다양하게 갖는 것. 이를 추진하면서 내 눈에 들어온 이 강의의 제목은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소통, 리더십, 소모임. 이거면 끝난거 아닌가!
첫 활동.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고 들은 뒤 그대로 다시 말해보기.
둘씩 짝지어 상대의 말을 ‘상대방이 쓴 단어’를 이용하여 다시 말하는 것이었는데 미처 예상치 못했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다.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들여가며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준 적이 있던가. 말 끝나면 내가 할 말만 생각하고 있었지. 놀라운 것은 상대의 얘기를 열심히 암기하듯 들은 뒤 그대로 반복하려고 해도 나도 모르게 ‘상대의 언어’가 아닌 ‘나의 언어’로 자꾸 바꿔서 얘기를 하더라는 것이다. 딱히 어떤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내 나름대로 소화시키려는 것이었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꽤나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상대방의 말을 ‘판단 없이 끝까지’ 듣는것 뿐만 아니라, 들은 ‘그대로’ 얘기하는것도 사실 평소에 거의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할 수 있었다.
‘즐겁고 유익한 모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 살펴보기.
모두가 말하는 것을 큰 전지에 적어본 뒤 가장 공감 가는 것에 스티커를 붙여보았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것은 ‘모임 끝날때, 불편한 것 있으면 쌓아놓지 말고 얘기하기’, 그 다음으로 ‘관계에 대한 걱정으로 할 말 못하면 안돼요’, ‘스트레칭’이 이어졌다. 앞의 두가지가 생각이나 마음의 불편함 해소라면 세번째 것은 몸의 불편함 해소. 모임에서 몸과 마음 모두 편안해야 한다는 바램이 읽혔다.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마음에 맺힌 말에 홀로 고뇌에 빠지고 끙끙대며 곪아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일단 툭 털어야 모임에서 즐겁고 유익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했다.
두번째 시간. 소모임 내에서의 질문법.
1) 서로 다른 의견들이 충돌할 때, 우리가 지금 이 논의를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한번 되돌아본다.
각자 자기 의견만 내세울 때에는 시야가 좁아져 상대의 의견이 들리지 않고, 그렇게 평행선을 그리며 맹렬히 돌진하다가 서로 감정을 다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럴때 잠깐 논쟁을 멈추고 이 논의를 하게 된 처음의 ‘의미’로 되돌아가 우리가 왜 이것을 하려하는지 넓은 시야로 다시 한번 짚다 보면 합의점을 찾기도 하고, 새로운 방법이 떠오르기도 하며, 생각지 않게 다른 길이 열리기도 한단다.
2) 모임 속에서 나 자신을 돌봄과 동시에 전체도 돌보고 살핀다.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심정을 살핌과 동시에 전체를 돌본다면 모임을 이끌어 가는 역할과 힘을 자연스레 나눠가지게 될 것이다. 내가 모임의 리더가 아닐 때 전체를 돌본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는데 모임 구성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었다.
3) “이 사람도 서툴구나.”
이 강의 전체에서 얻은 단 한 문장을 말하라면 나는 이 것을 말할 것이다. 모임에서 누군가가 상처되는 말을 할때(의도했든 하지 않았든간에) 그것을 바로 상처로 받아들이기 전에 나, 또는 모임을 보호함과 동시에 그 사람도 품을 수 있는 말. ‘이 사람도 서툴구나, 내가 그렇듯.’ 상호작용의 연속인 삶 속에서 새롭게 반응하는 법을 배웠다. 다른 사람을 넓게 품을 수 있는 실마리를 얻었다.
가상의 모임 ‘행복 품앗이’ 활동.
처음엔 이게 뭐지?하는 느낌으로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가상임을 잊고 모두가 몰입해서 열띤 논의를 벌였다. 우리 진짜 다음에 행복 품앗이 시작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소리를 할 정도였다. 가상의 모임에서 각자가 하고 싶은 각양각색의 활동들 중 한가지를 도출해내는 과정은, 모두의 의견을 녹여내 합의를 이끌어내는것이 정말 힘들지만 대단한 과정이구나 새삼 체감한 값진 시간이었다.
서클로 둘러앉아 한 명도 빠짐없는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며 다섯시간 동안 이어지는 강의를 두번에 걸쳐 이끌어주신 이은주 선생님, 발언자와 따뜻하게 눈을 맞춰주며 공감의 눈빛을 끊임없이 발사해주신 간사님들, 열정적으로 의견을 내고 또 열린 마음으로 귀기울여주신 참여자들 모두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 귀한 시간이었다.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박수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