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l 강좌 후기를 남겨주세요
내 삶의 편견의 한 조각이 떨어졌다 - 폴리아모리 토크쇼 후기
- 1602858037360-3.jpg [File Size:274.1KB]
- 20201016_191122.jpg [File Size:711.5KB]
- 1602858037360-7.jpg [File Size:220.7KB]
지난 16일 저녁 참여연대 1층 카페통인에서는 <불금맥톡 - 비독점다자연애 폴리아모리에 대하여> 토크행사가 열렸다. 사전에 신청하지 않았지만, 한번 와보라는 담당자의 말에 불쑥 찾아온 호경(아카데미느티나무 미술학교 참가자)을 붙잡고 그날의 경험을 들어보았다.
폴리아모리라는 말을 처음접했을때 어땠나.
"관심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고 반대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불가능한 관계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더 극단적으로 생각하자면 소위 '바람'을 정당화 시키기 위한 우아한 용어라고 생각했다."
불금맥톡에서 승은 지민 우주를 봤을때 느낌 궁금하다.
"운동권 학생들인가? 싶었다. 세명이 앞자리에 앉아서 가족이라고 소개할때 오늘 초대손님인걸 알았고, 이번행사가 당사자들이 직접 말하는 컨셉이란걸 알았다."
폴리아모리 토크 내용을 들으면서 전반적인 느낌은 어땠나.
"점점 빠져들었다. 그리고 폴리아모리가 특수한 관계인데, 단순히 우리가 연애 소설에서 보는 사랑 질투가 아니라, 이 세사람이 관계 전반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았고, '굉장히 건강하다'라고 생각했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한 두가지 나누어 달라.
"이 토크쇼에 참여할때 가장 궁금했던 것이 질투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가족들이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궁금했는데 그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질투에서는 지민의 말처럼 '자신의 열등감의 발로가 질투가 아닌가 한다'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고, 서로가 느낀는 감정적인 어려움들을 서로가 솔직하게 나누고 합의점을 찾아가는게 인상적이었다. 당사자들끼리 논의하면서 합의해나가는 것이 좋았다. "
"부모님들의 반응을 내놓았을때 - 예상되는 부모님들의 반응이 있었지만 부모에게 지지않고, 부모와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는게 멋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남아있는 키워드가 있다면
"토론 사회자가 '결국은 민주주의네요'라고 말한 것 처럼, <합의의 갱신 가능성>이라는 말이 되게 멋있었다. 바운더리가 없는 서로가 각자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게 좋았다. 우리가 어릴때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라고 희망을 주는데 크면 사실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들이 보이는데 이 세사람은 그 한계들을 확장시키며 삶을 만들어 가는 것 - 사회의 정상성에 저항하며 살아가는 '전사들' 같았다."
"혁명적이었다. 사회전반적인 통념에 대해 혁명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말. 내 삶에 남아있는 연결지점들이 있다면
"나는 사랑에 대한 로맨틱한 생각으로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 세사람이 서로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대화나누며 사랑을 지속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결혼제도 같은 법적 제도를 새롭게 전환하는 것뿐 아니라 추상적인 관념들까지도 깨뜨려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
"마지막으로 나의 편견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인터뷰를 하는내내 미소를 머금은 호경의 얼굴이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 그랬다. 폴리아모리라는 개념을 통해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것 같아서 좋았다고. 지민 승은 우주 이 세사람이 처음엔 뭔가 특별해 보였지만. 실은 일상에서 끊임없이 조율하고 소통하며 평등한 관계를 위해 애쓰는 보통의 사람들이었다. 나 또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난 날의 인간관계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거창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일상의 민주주의를 치열하게 실천하는 실천가로 느껴졌다. 편견을 드러내면 서로가 함께 공유하고 배울 수 있는 점들이 얼마나 많은지.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 응해준 호경샘에게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