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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투사워크숍] 오늘밤 좋은 꿈 꾸세요!
'아, 이렇구나!‘
인생 5학년이 되면서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4학년 때만 해도 '고민'이나 '감안', '고려'보다는 원하면 또는 필요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속에 현장 돌파를 통해 일의 성과를 내면서 일종의 자신감을 확인하는 삶이었다면, 5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변화를 실감하게 됩니다. 아직은 이것이 소위 여성호르몬이 더 많이 나온다는 신체의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사회적인 위치의 변화 때문인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사실은 아마도 두 가지 다 변화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다시 말하면, 시각과 청각, 미각 등 육체의 감각들을 기반으로 한 이성과 논리, 객관성, 전략 등을 중심으로 나는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생각이 감정이나 직관, 영감 등 정신적인 감각에 더 의존하는 것으로 변하는 겁니다. 다만, 아내나 딸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미 예전부터 감정이나 직관을 더 우선시 했다는 것을 문득문득 느낍니다. 드라마를 볼 때 스토리의 전개나 플롯(구성)도 있지만, 배우들이 움직이는 배경의 감정들을 더 재미있게 보는 거지요. 한마디로 남성들은 보통 '아주 단순'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남성들도, 일찍 변화한 남성들도 있습니다만.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꿈투사워크숍' 프로그램 소개 글을 보면서, '아, 이건 뭔가, 어떻게든 꼭 참여해 봐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내가 잘 모르는 세계가 있는 것만은 분명했으니까요. 그리고 바로 손에 잡은 책이 꿈투사워크숍을 이끄는 고혜경 박사님의 '나의 꿈 사용법'(한겨레출판, 2014)입니다. 의식보다 훨씬 더 큰 분량의 무의식을 사람들 각자 다 갖고 있고, 이 무의식 속에는 각 개인 삶의 역사와 가족의 역사, 민족의 역사, 종의 역사까지도 들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무의식을 보고 느끼고,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각자의 꿈을 통해서'입니다. 그리고, 각자의 꿈은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눌 때에야 그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다는 겁니다. 혼자서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지요.
그리고, 맞이한 첫 시간. 첫 참가자의 꿈투사를 14분의 친우(親友)들과 함께 나누면서, 바로 알게 됐습니다. '아, 이거구나'
군에 다녀와서 허리가 좋지 않아 기(氣)치료를 위해 '태극권'을 배우면서 느끼게 된 '氣의 감각', 인생 3학년 때 읽은 '자신을 멀리 하늘 위에서 바라볼 때 괴로움과 슬픔을 치유할 수 있다'는 내용의 책 '왓칭'(김상운, 정신세계사, 2011), 동물권 책읽기에 참여하면서 우연히 보게 된 '말하지 않고 동물과 대화하는 법'(피 호슬리, 김영사, 2018)에서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텔레파시', 타로카드를 배우고 나서 알게 된 '사람들은 타로카드 78장의 이야기들을 모두 품고 살아가고 있고, 이를 계속 확인하고 정리하고 싶어한다는 것' 등이 같은 묶음의 세계라는 것을.
더 큰 감동은 나의 꿈을 이야기하고 친우들이 꿈투사를 해줄 때였습니다. 모든 참가자들이 내 꿈을 집중해서 듣고, 내 꿈을 열심히 이해하려 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느끼면서, 한마디로 '아! 이런 거구나'라는 감탄과 함께 무척 행복했습니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괜히 쑥스럽고, 부담스럽고, 낯선 것이 아니라 꿈을 매개로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통해 그 꿈을 이해하고, 나누면서 함께 힐링을 하는 겁니다.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죠.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아지는 것도 꿈투사워크샵의 큰 장점입니다. 꿈은 의식과 무의식이 섞여 매일밤 빚어내는 자신만의 이야기와 영상입니다. 누구의 책을 본 것도, 드라마를 본 것이 아닌 자신만의 영화가 나타나는 것이죠. 이 스토리를 매일 기록해 놓고, 그 의미를 찾다보면 그건 가장 독창적인 예술작품이 되는 겁니다. 그래선지, 꿈을 적다보면 무언가 계속 채워지는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만의 작업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서만 교류한다는 겁니다. 14분의 친우들을 PC의 작은 한 화면을 통해 보다보면 뭔가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입니다. 물론, 온라인영상 프로그램의 일부 기능을 이용하면 바로 옆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한바탕 수다를 떨고, 스트레스를 푸는 듯한 느낌이 쉽지 않은 거지요.
마지막으로 책 한권을 소개합니다. 매일 아침 모여 꿈투사를 통해 하루를 시작하는 말레이시아 산악지대에 사는 원시부족 '세노이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잠'(열린책들, 2017) 입니다. 꿈에 대한 과학적인 해석과 그 의미, 꿈투사법 등이 상세하게 소설형식으로 꾸며져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인사의 의미를 좀더 깊이있게 이해하게 됩니다.
'오늘밤 좋은 꿈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