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l 강좌 후기를 남겨주세요
코로나 때문에, 코로나 덕분에 풍성해진 ‘그림자’ 총회
- KakaoTalk_20200525_222004222.jpg [File Size:1.20MB]
- KakaoTalk_20200525_222004847.jpg [File Size:322.0KB]
코로나로 미루고
미루었던 총회가 있는 날. 3시 시작인데 이미 사람들이 다 도착했다.
어지간히 보고 싶었나보다. 며칠 전까지 총회 이후에 뒷풀이를 할 수 있을지, 몇 명이나 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는데 10명 넘는 사람들이
그 시간에 맞추어 앉아 있다니. 나만큼이나 모두 그림이 그리웠구나, 사람이
그리웠구나.
총회라면 연초에 하는 것이 마땅한데 이미 상반기가 끝나간다. 내년엔 특히 그림자 10주년이라 전시회 준비하는 마음은 급해진다. 몇 달 간 못 만났던 시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희망차고 활기찬 분위기 가득이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자리라 특별히 일상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였다. 하지만 만나보니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모임이였던 것만은 분명해진다. 예술이란 원래 그런게 아닌가. 먹고 사는 것과는 상관 없지만 내 삶을 더 촘촘하게 해주고 감각을 깨워주는 것.
올해의 반은 날렸으니 2배로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림자 10주년까지 겹쳤으니 20배는 밀도있게 작업하고 만나야 한다. 이 비상시국에 운영진의 교체는 혼란만 가중할 뿐이다. 그리고 성열훈 회장과 이기범 총무는 회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있다. 이대로라면 종신집권^^까지 가능해보인다. 운영진 재신임을 끝내고 ‘그림자’ 10주년 기념 전시기획으로 넘어간다.
‘그림자’는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의 그림 수업에 참여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모임이다. 그림자 10주년 기념전시회는 참여연대 여러 회원들과 나누기 위해 장소는 느티나무홀과 카페 통인으로 결정한다. 10주년에 맞게 모든 그림은 10호로 맞춘다. 1호 작품 10개로 공동작품도 연출한다. 십시일반이랄까. 10년의 활동을 되돌아보는 기록모음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성열훈 회장의 준비로 미리 엿본 과거의 그림자 모임과 전시 기록들. 매번 그림이 늘지 않는다고 걱정하고 스스로를 타박했던 그림자지만 조금은 나아지고 있었으니 발전 정도를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처음 한 마음으로 그림자를 꾸리고 해쳐나갔던 원년 회원들도 초대하고 싶다. 그림자가 10살이 되어 우리 그림 좀 팝시다, 굿즈를 만듭시다, 아예 아트페어를 하는 건 어때요 하고 있는 걸 보신다면 조금 기뻐하실까.
총회에서는 10주년 전시회 뿐만 아니라 매달 모임 장소도 정해졌다. 정모는 늘 그렇듯이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2시다.
- 6월 : 사비나미술관 (은평구)
- 7월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누드크로키/인물)
- 8월 : 10주년 전시 준비 (개인들이 갖고 있는 과거 그림자 관련 사진 준비, 행사 기획단 구성)
- 9월 (둘째주 토일 9/12~13)_MT (공주 하숙마을)
- 10월 : 세운상가 옥상
- 11월 (둘째주 토) : 창경궁
특별히 6월 모임에는 미술학교와 서울드로잉 졸업자들을 초대한다. 그림은 그리고 싶고 수업은 끝났고 날은 좋고 어디 갈 곳 없나 싶을 때 그냥 오면 된다. 어색해도 괜찮다. 처음엔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어색하다. 남녀노소 모였으니 당연한 거 아닌가. 그리하여 우리는 흩어져 그림을 그린다. 그러면 핑계처럼 할 이야기들이 늘어난다. 어색한 순간을 그림이 매꿔준 덕분이다. 그러라고 그림자 아닌가.
코로나를 그림으로 부셔버릴 것 같은 의욕 충만한 그림자 친구들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