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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안 알려주는 ‘진짜’ 정치학] 야, 너두 유권자야 세 번째 강연 후기
[학교에서 안 알려주는 ‘진짜’ 정치학] 야, 너두 유권자야 세 번째 강연 후기
청년참여연대 김현우 회원
10월 24일 수요일 오후 7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야, 너두 유권자야> 세 번째 강연을 들었습니다. 세 번째 강연에서는 국회 상임위원회가 필요한 이론적 배경을 배우고, 법안 심사 과정이 기록된 상임위원회 회의록 읽기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회의원과 정당 간의 관계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본 후기에서는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적고자 합니다.
먼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이면서 의정감시센터 실행위원이신 조성대 교수님께서 ‘국회 상임위원회가 필요한 이론적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국회 상임위 중심’과는 대조 개념인 ‘국회 본회의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할 경우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정당들이 A(예를 들어 ‘교육’)사안에 대해서 논의해야 할 것을 B(예를 들어 ‘안보’)사안과의 타협, C(예를 들어 ‘복지’)사안과의 타협 등이 계속되어 정책 결정 과정이 공전 상태에 놓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정책 결정 과정을 얻기 위해서 국회가 상임위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했습니다. 교육위원회, 국방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정당 간 사안별로 충분한 논의를 하고 본회의에서는 통과 여부를 묻는 것이 원활한 정책 결정 과정이라고 본 것입니다.
국회에 상임위원회가 필요한 이유를 살펴보고 난 후, 의정감시센터 오유진 간사님께서 법안 심사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동수당법’에 대한 참가자들의 정책 성향 스펙트럼을 확인했습니다. 그 이후 참가자들은 국회 상임위 중 하나인 보건복지위원회의 회의록 읽기를 했습니다. 회의록 읽기 이후 회의록에 기록된 여야 의원들의 정책 성향 스펙트럼도 확인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정책 성향은 보편적 아동수당이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회의록에 기록된 절반에 가까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선별적 아동수당, 혹은 아동수당 자체를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보편적 아동수당, 선별적 아동수당 등 다양한 입장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유권자 강연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과 실제 국회에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정책 성향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유권자의 정책 선호와 의회에서 정책 결정 권한을 가진 이들 간의 정책 선호가 다른 것에 큰 괴리감을 느꼈습니다. 그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선거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지역구 1등 뽑기 게임과 같아 개인 중심으로 선출되는데(지역구 253석, 비례 47석, 병립형), 회의장에서 안건에 대해 협상을 할 때는 정당별로 의견이 수렴하기 때문에 유권자가 선택한 대리인의 모습과 국회 안에서 대리인의 모습이 괴리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정당 정책과 이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회의장에서 안건에 대해 협상을 할 때 정당별로 의견이 수렴되는 이유는 회의장에 들어와서 집권 여당은 오른쪽, 야당은 왼쪽에 앉는다는 국회의 관행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공간적 개념으로 이미 그룹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회의록 읽기를 통해 집권 여당은 보편적 아동수당 혹은 타협적 선별 아동수당을 지향하고, 제1야당은 선별적 아동수당 혹은 아동수당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상반된 입장을 가진 정당 간 협의의 과정에서 정당 내 의원들은 정당이 가진 입장에 대한 근거를 확립하면서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회의원들은 정당에 귀속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리하자면, 유권자가 선거를 할 때는 인물을 보게 되는 측면이 강하고 그에 따라 선출하지만, 막상 선출된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원회라는 협상판에서 팀(정당 정책)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욱이 유권자가 선거를 할 때부터 정당 정책을 우선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비례성을 보장하는 선거제도 개혁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