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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변호사님 초청 특강 잘 마쳤습니다.
어제(26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진행된 박원순 변호사 초청 특강을 잘 마쳤습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100여분의 회원과 시민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아래는 인터넷언론 프레시안에서 강연을 정리한 기사입니다. 참석 못하신 분들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박원순 "이명박 정부는 주는 것도 못 먹는 '바보'"
박 이사 "풀뿌리 운동만이 정치 바꿔…시민단체도 변해야"
한국의 시민운동을 이끄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나이도 벌써 쉰 넷이다.
그는 평생을 시민운동에 헌신하면서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의 산파 역할을 했다. 그는 지금은 순수 민간 싱크탱크 희망제작소를 이끌고 있다. 그가 스스로 칭하는 직함은 '소셜 디자이너'. 이 이름에는 세상을 아름답게 디자인하겠다는 뜻과 동시에 사회를 변혁해나가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27일 참여연대 주최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맥주 한 캔과 함께 나누는 박원순 변호사의 2009 세상 고민' 강연자로 나선 박원순 이사는 '소셜 디자이너'로서 현 정권을 평가했다. 그의 평가는 박했다. 얼마나 답답했던지 그는 이명박 정권을 두고 "바보"라고까지 표현했다.
박 이사는 현 정부를 놓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희망제작소가 정부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그게 잘 안 된다"며 "희망제작소야 안 하면 그만이니까 불이익이 없지만, 이명박 정부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놓치는 것이니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이명박 정부는 바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프레시안 |
"노력을 좋은 통치와 행정을 위해 써야 하는데…"
박 이사는 앞서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이념이나 정부 성향을 떠나 실용적으로 아이디어를 내 실천해온 사람"이라고 자평하며 "참여정부 때는 몇 개 프로젝트를 지방정부, 중앙정부와 해왔는데 이 정부 들어오면서 전부 무산돼 나도 아마 이제 '박멸해야 하는 대상'으로 분류된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희망제작소는 사회 전체의 문제보다 대안 창출을 모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산부 표식 착용 운동, 한강에 인도교 설치, 지하철 키높이 손잡이 등이 희망제작소 작품이다. 그는 "참여연대야 집회, 시위를 하고자 만든 것이니 (정부와 함께 사업을 못하는 것을) 각오했는데, 희망제작소는 그런 단체가 아닌데도 이렇다"고 토로했다.
그는 7월 23일 언론 관련법을 놓고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언론의) 소유 구조를 바꾼다든지 유리한 사람을 (낙하산으로) 보냄으로써 (언론을) 정권에 유리하게 만드는 노력을 좋은 통치와 행정을 만드는 것에 써야 한다"며 "어리석은 사람들만이 언론은 통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좋은 정치를 만드는 것은 국민의 힘, 풀뿌리 운동이 필요"
박원순 이사는 현 정권이 변하려면 "국민들 자신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좋은 사람들이 정치권에 들어올 수 있도록 나서야 합니다. 또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선거 시기만이 아닌 선거 시기 이외에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합니다. 지역 감정, 이권 우선주의 등이 앞서는 현재의 정치판에서는 좋은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들어오기 힘들고 들어온다 하더라도 성장할 수 없습니다."
▲ 박원순 이사는 국민의 힘을 모으기 위한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풀뿌리 운동, 즉 지역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지역마다 국민들이 잘 조직된다면 국회의원들이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된다면 정치인들은 지금과 같은 짓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프레시안 |
원리는 간단했다. 현재의 정치가 잘못된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투표권을 지닌 국민들을 '모래알'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시민단체를 통해 흩어져 있는 국민들, 즉 풀뿌리들을 모으는 것이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완성"이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대안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시민단체가 필요"
풀뿌리 운동를 조직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박 이사는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을 제시했다. 청중들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는 "물론 시민단체는 항상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일명 '냉장고 이론'을 제시했다.
"작년 여름에 나왔던 냉장고를 올해 다시 팔면 어떻게 될까요. 팔리지 않습니다. 최소한 상표라도 바꿔야 소비자들이 삽니다. 늘 새로운 상품이 있어야 소비자들은 관심을 가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시민단체 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참여연대가 만든 1인 시위도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상품이었습니다.
늘 혁신과 창조를 통해 시민들을 즐겁게 해야 합니다. 즐겁게 하지 않으면 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신호등 앞에서 파란 불이면 플랜 카드를 펼치고 빨간 불이면 접는 퍼포먼스를 신문에서 봤습니다. 얼마나 새롭습니까. 늘 새로운 것, 재미있는 것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민들에게 다가갈수 있고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는 그런 점에서 "2008년에 일어난 촛불 집회를 놓고 시민단체가 성찰을 얼마나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촛불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사실 시민단체가 주도한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 블로거, 온라인 동호회 등이 큰 사회의 물결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 그는 "시민운동가는 늘 이상을 추구하지만 정치인은 이상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최악이 아닌 차악,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며 자신이 정치에 발을 디디지 않는 이유를 덧붙였다. ⓒ프레시안 |
"정치? 하나의 길만 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이날 강연회에는 참여연대 회원과 일반시민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에게 초미의 관심은 박원순 이사의 정치 참여 여부였다. 청중들의 집요한 질문에도 박 이사는 "노(no)"라고 답했다.
"사람이 아름답게 보일 때는 하나의 일을 꾸준하게 변화되지 않고 할 때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만약 변호사 사무실을 차린다든가, 권력의 자리에 가면 다른 사람들이 실망하지 않을까요. 하나의 길만 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누구의 눈치를 보고 삶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그렇습니다."
그는 정당 가입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당에 가입하면 설사 바른 일을 하더라도 (당의 성향에 따라) 맞춰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민운동가는 늘 이상을 추구하지만 정치인은 이상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정치는 최악이 아닌 차악,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며 자신이 정치에 발을 디디지 않는 이유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