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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4.16 5주기 서클댄스- 마음은 고요하고 영혼은 하나로 연결되었던 시간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있었다. 금요일 밤 준비된 간식들에서 누군가 가져온 제주도 무와 약과..... 그 속에 잔잔한 마음들이 있었다.
강휴, 이선 선생님의 이끔이 어떤 모습인지 이미 경험했었다. 이번에도 결코 흥분하거나 과한 법이 없지만 그저 초대하고 환영하고 진심으로 대해주셨다.
그래서 그 마음으로 나도 춤을 추었다. 이번의 서클댄스는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한 과정이라 어려운 동작은 없었다. 두 세 동작이 한 곡에 전부였다. 그러나 한 발자국에도 마음과 의미를 담고 있었다. 차마 떠나려해도 떠날 수 없어 겨우 한 발 앞으로 내딛고, 기도하는 마음을 하늘로 올려보내고, 옆 사람과 마음을 나누고 함께 나아가자 손내밀고, 그 모든 순간 순간들에 진심을 담았다.
토요일에 광화문 광장에 나가서 시민들과 추려는 의도로 모여서 춤을 추었지만 이미 마음을 내어 이곳으로 오는 순간부터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 춤은 시작되었다. 말하지 않아도 그 에너지 때문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깊이 몰입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거나 논리적인 말로 주장하려고 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연대감과 애도와 위로가 마주잡은 손, 함께 만들어가는 원 안에 있었다.
토요일에 광화문에 나서자 5주기 추모 행사가 진행중이였고 경찰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었으며 태극기 부대가 스피커와 태극기를 들고 가두행진 중이였다. 처음보는 광경에 놀라기도 했고 조금은 뻘쭘했다. 그때 몇몇 선생님들이 광장에서 춤을 추기 시작하셨다. 바람에 노란 천이 펄럭이며 광장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시작으로 왼손을 나의 심장에 오른손은 옆사람의 심장 뒷쪽 등부분에 연결된 채 조용히 춤이 시작되었다.
바로 옆 도로에서 들려오는 스피커 소리가 더 크게 들려와 우리의 음악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춤을 추는 그 순간에는 옆의 소리가 커지는 것과 상관없이 우리는 더 집중하고 있었다.
소리의 폭력 앞에서도 우리는 평화의 춤을 추었다. 조용히 시작된 춤은 다시 조용히 흩어졌다. 이 순간 비폭력의 방법이 이것이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