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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6/19(화) 김만권의 정치철학 6강_헌법과 권력구조
헌법과 권력구조
6월 19일, 6주 간 진행된 김만권의 정치철학 마지막 강의가 있었습니다! 6강에서는 ‘헌법과 권력구조’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앞선 강의에서 헌법과 기본권을 배웠다면, 이번 강의에서는 배제된 구성원이 제도 안에서 스스로를 대표할 수 있는 제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권력구조에 대하여 배웠습니다.
권력구조의 핵심 : 권력분립
선생님께서는 권력구조의 핵심은 권력의 견제와 균형라고 하셨습니다. 몽테스키외는 입법부를 견제할 목적으로 권력의 견제와 균형의 메카니즘을 제시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몽테스키외가 제시한 권력구조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행정부가 견제의 대상인 반면, 유럽에서는 입법부가 행정부나 사법부에 비하여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역사적 맥락에서 탄생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몽테스키외가 주창한 권력구조의 핵심은 ‘인간이 인간답게 통치되는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가 통치하여야하고, 권력이 분립이 되고 견제와 균형을 맞추어야만 법의 통치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오로지 ‘권력을 잡을 수 있는 것은 권력뿐’이기 때문에, 권력을 분립시켜 서로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시민법을 따르는 나라는 입법부/행정부/사법부 그리고 제4기구로서 헌법재판소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권력구조에서 헌법재판소의 위치나 역할이 절하되고, 행정부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문제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입법이 헌법의 취지에 맞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역할 측면에서는 입법부의 보조기구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헌법재판소의 활동이 헌법정신을 지키려는 목적 아래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헌법재판소를 헌법의 수호자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을 수호하는 역할과 책임은 대통령에게 명백히 지워져 있다는 점, 그리고 입법부/ 행정부/사법부는 헌법재판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3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행정부가 권력구조에서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정치체제(political systems)
이어서 다양한 정치체제에 대하여 배웠습니다. 정치체제는 정부나 국가를 구성하는 공식적인 법적 체제를 의미합니다. 크게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그리고 그 둘을 융합한 이원집정부제로 나누어 보았는데, 위의 정치체제는 행정부와 내각의 존속이 의회의 신임에 근거하는지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1) 대통령제
대통령제는 행정부의 성립과 존속이 의회의 신임 여부와 무관한 정치체제입니다. 이는 행정부는 의회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으며, 의회와 행정부과 분리되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미국에서는 의회가 대통령이 구성한 내각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입법부가 행정부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예산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즉 정부의 예산 심의를 의회가 하도록 하며, 의회의 결정 없이는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내각을 구성하는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각은 예산을 심의하는 의회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예산법률주의가 아니고 입법부는 예산안을 심사하는 역할에 그치기 때문에 행정부의 자율성이 더욱 크게 보장된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2) 의원내각제
의원내각제는 행정부의 성립과 존속이 의회(입법부)의 신임에 근거하는 정부형태입니다. 의회에서 가장 많은 의석수를 가진 정당에서 총리가 선출되고, 의회에서 선출된 수반이 행정부를 구성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특징으로는 의원의 임기는 있으나, 의회의 신임에 근거하기 때문에 임기를 채우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3) 이원집정부제
선생님께서는 이원집정부제는 영어로는 semi-preseidential system으로 대통령제에 더 가까운 시스템이라고 하셨습니다. 입법부와 행정부 선거가 분리되지만, 대통령이 임명한 내각이 의회의 신임과 불신임의 대상이 되는 정부 형태입니다.
우리 헌법에서 대통령의 권한
다음으로는 현 헌법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헌법 제4장 제1절 제66~68조에 명시된 대통령의 의무와 대통령 선출 방식을 살펴보았고, 제70~87조에 적힌 대통령의 권한에 대하여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감사원, 대법원, 헌법재판소의 구성에 대하여 가진 권한을 보다 중점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감사원 구성에 대한 내용은 헌법 제98조에 나와 있는데, 감사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감사위원은 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즉, 감사원의 구성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태이므로 대통령에 대한 공정한 감시가 어려운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법원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헌법 제104조에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되어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 또한 재판관 9인 중 3인,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하는 권한은 대통령에게 부여되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권력분립기구 중 입법부 이외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뿐만 아니라 감사원장까지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에서 과연 위의 기구들이 행정부를 적절히 견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을 던지셨습니다. 즉 권력구조가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매우 어려운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대법원의 경우에는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행정부에 의해 구성되지만 대법원이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는 구조적으로 존재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입법의 위헌여부 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등을 수행하는 헌법재판소 또한 다른 권력기구를 제어하는 장치가 역시나 부재하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즉, 대통령이 행사하는 권한은 지나치게 많은 대신, 입법부/사법부/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견제요소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대통령 개헌 발의안
마지막으로 대통령 개헌 발의안에서 권력구조가 어떻게 개편되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1. 현행 대통령 권한은 5년 단임제이나 개헌안에서는 4년 연임제가 새롭게 제안되었습니다. 연임제는 중임제와는 매우 다른데, 연임제는 임기 횟수를 2번으로 제한한 것이고, 중임제는 반복적으로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덧붙여, 개헌 당시의 대통령에게는 연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였습니다.
2. 선거에 관해서도 어떠한 부분이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첫 번째,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여 상대적 다수대표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다만 결선투표제가 여당에 유리할지, 또는 야당에 유리할지는 보다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기존 대통령 피선거연령을 삭제하여 40세 미만이라도 출마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3.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항이 추가되었습니다. 우선 발의안에는 예산법률주의가 반영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예산법률주의를 통해 의회의 권한은 강화시키면서 의원 개인의 권한은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행정부와 의회의 여당이 매우 의존적인 관계인 상황에서 예산법률주의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정부 법안 제출 시 국회의원 10명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항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의 법률안 제출은 유지되었다는 점과 국회의원 10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국회의 입법권을 강화하기에는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4. 행정부 고위 임명직 구성에 있어서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였습니다. 국무총리의 자율성을 없애는 헌법 구절을 삭제하였기 때문입니다.
5. 그러나 여전히 한계는 남아있는데, 실질적인 권력분립을 위해 대법원, 헌법재판소, 감사원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미진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헌법에 명시된 권력구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임명하고, 대법원장이 대법관 3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며, 헌법재판소장 또한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사법부와 헌법재판소의 구성원을 임명하는 권한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부여됨으로써,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 약화되는 문제를 야기합니다.
개헌 발의안에는 대법원장의 인사권한을 조정하여, 대법관은 대법관추춴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태로 수정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조항만 본다면 사법부에 많은 권한을 부여한 것처럼 보이나 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대법관추천위원회 구성 시에, 대통령/대법원장/법관회의에서 각각 3명 임명가능한데 대법원장을 이미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행정부의 권한은 6명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자격을 현 판사로 제한했던 기존의 헌법과 달리 정부 발의안에는 재판관의 자격을 개방하는 방향으로 수정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대통령의 특별사면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사법부에 대한 행정부의 권력을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고자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의안에는 감사원의 독립기관화를 위하여 9명의 감사위원 중 의회/대법관회의/대통령이 각각 3명을 임명, 또는 선출하는 것으로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감사원이 독립기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존재합니다. 선생님께서는 헌법재판소, 의회, 사법부 등에 대하여 대통령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제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각의 기구가 대통령을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는지를 명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지금 설계되는 새로운 제도들은 기성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하시며, 헌법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끝으로 참여연대 옥상에서 뒤풀이를 하며 소회를 나누는 시간으로 즐겁게 마무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