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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5/10(목) 김진혁 특강 - 프레임과 언론, 정치와 프레임
“지식채널e” PD로 활동하신 후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계시는 김진혁 교수님께서 [[프레임과 언론, 정치와 프레임]]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해주셨습니다!
김진혁 교수님은 “지식”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해 지식채널e를 제작하신 경험과 현대 사회에서 “프레임”이 활용되고 있는 상황을 소개해주셨습니다. 특강을 들으며 언론과 정치 속 프레임의 교묘한 작용을 살펴봤고, 세상을 보다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프레임”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도 추천받았습니다. 교수님은 “진보와 보수, 문제는 프레임“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는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소개해주셨는데요. 아쉽게 강연에 참석하지 못한 분은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지식”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지식채널e를 시작하다
‘지식 공급자’와 ‘지식 수용자’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던 과거에는 지식 공급자의 입장에서 유용한 지식만이 중요했을 뿐, 지식 수용자가 ‘지식/교양/시사’에 관해 갖고 있는 생각과 기대는 소홀하게 여겨졌다고 합니다. 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역할은 철저히 지식 공급자의 손에 달려 있었고, 공급자는 수용자인 평범한 시민들이 미숙하다고 생각했죠. 이처럼 다분히 계몽주의적인 지식 공급자의 입장을 볼 때마다 교수님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식 공급자의 판단처럼 대중이 생각할까?” “평범한 우리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와 같은 질문에서부터 지식채널e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지식 수용자의 입장에서 원하고 필요로 하는 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기 시작한 거죠. 마침 (지식채널e가 시작할 때쯤인) 2002년에 대중은 집단 지성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고, 공급자 중심의 지식 체계에 대한 염증이 커진 상황이었기에 지식채널e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교수님은 평가하셨습니다.
- “프레임”이 뭘까?
“프레임”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말장난으로 사실을 왜곡한다,” “사람들은 속이려 든다,” 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들 떠오르실 것 같은데요.
김진혁 교수님은 “프레임”이라는 개념에 대해 떠도는 부정적이고 부정확한 평가는 내려놓고, 더욱 면밀하게 “프레임”에 접근해보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기 위해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 나온 개념과 사례들을 자세하게 소개해주셨는데요~ 교수님은 “프레임”은 다양한 단어와 개념들이 연결되어 있는 ‘일종의 네트워크’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우리는 “프레임”으로 인해 다양한 개념들이 연결되어 떠올려지도록 세팅 되어 있다고 합니다.
“프레임은 일종의 네트워크다”라고 하니 조금은 추상적이죠? 풀어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 라는 말을 들으면 이 명령과는 반대로 코끼리가 머릿속에 떠오르죠? 문장의 의미에 반하여 코끼리가 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처럼 “프레임”은 자동적이고
통제 불능적인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어떠한 단어를 들었을 때 그 단어의 의미와 더불어 그에 관해 함께 생각나는 정서적인 감정값들도 “프레임”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가령, “강아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사전적 정의를 넘어서서 누군가는 “귀엽다”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나를 물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즉, “프레임”은 다양한 개념과 감정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 현실세상에서 "프레임"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김진혁 교수님은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말을 배우고, 경험을 쌓고, 감정을 느끼면서 세팅된 정보들이 연결되어 효율적인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 “프레임”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또한, 우리는 일상에서 단어를 하나씩 개별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여러 개를 섞어서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언어가 구성된 방식에 따라 시너지가 생기거나 여타의 작용이 생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프레임”의 효과를 더욱 쉽게 전달하고자 유명한 예시 세 개를 소개해주셨습니다!
1) 미국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세금과 관련된 정책명으로 “tax cut 감세”를 내놓았을 때 시큰둥했던 미국 시민들은 “tax relief 세금 구제”라고 정책명을 수정하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성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어렵지만, 같은 정책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정책의 이름에 따라 사람들의 정책에 대한 호불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예시입니다.
2) 삼성 소유의 유조선 기름 유출 사건인 “삼성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 사건”을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묘사한 언론의 프레임에 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이는 프레임 왜곡이 노골적이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모든 언론에서 이 사건이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묘사된 것으로 인해 기름 유출이라는 사고/사건에서 삼성의 책임은 삭제됐고, 시민들은 이를 환경문제로서만 인식하게 됩니다. 수많은 시민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태안 기름 유출 사고는 건강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남았지만, 정작 삼성에 의한 보상이 어떻게 됐는지는 이후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3) “IMF 외환위기” 또는 “IMF”로만 불렸던 1997년 외환위기 역시 프레임의 영향이 컸었던 사건이라고 합니다. “IMF"라는 다소 ‘엉뚱한’ 명칭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 위기가 어떻게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고민은 생략되었고, 많은 시민들이 심정적으로 IMF라는 국제기구에 반감만 느끼는 현상이 생겼다고 합니다.
특강을 통해 위의 사례들을 함께 살펴보며, “프레임”의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김진혁 교수님은 “프레임 전쟁”이 중요한 시기가 온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며 강의 후반부를 이어가셨습니다!
- 범람하는 "프레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 사고할 것인가?
앞서 살펴본 것처럼 “프레임”의 효과가 상당히 클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견지하면 좋을까요? 교수님은 “FACT,” “TRUTH,” “CONTEXT”라는 세 개의 개념을 이야기하셨습니다. 흔히들 어떠한 사건에는 단 하나의 팩트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한 사건이 갖고 있는 다양한 맥락들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사건에 대한 새로운 맥락이 추가될 때마다 사건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맥락에 대한 고민과 프레임의 효과에 대한 인식을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보다 정확하게 현실을 분석할 수 있겠죠. 김진혁 교수님과 함께한 [[프레임과 언론, 정치와 프레임]] 특강은 특히 다양한 말들이 가득한 지방선거를 앞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유익한 시간을 채워주신 김진혁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