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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혁명을 꿈꾼 20세기 소설 읽기-볼셰비키 혁명과 러시아 민중 <숄로호프 단편선>
강좌 구성
1부에서는 서울대 영문과 김명환 교수님께서 작가의 생애와 작품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 및 각 단편의 특징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2부에서는 수업에 참여하신 분들의 자유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혁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러시아 혁명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러시아의 볼셰비키들은 혁명적 역할을 통하여 권력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기성 체제가 붕괴함으로써 권력을 쥘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었기 때문에 권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내전과 외국의 간섭으로 인하여 다수의 볼셰비키들이 목숨을 잃게 되자 스탈린 체제가 등장하였습니다. 스탈린의 산업화 정책에 따라 형성된 노동계급은 레닌이 말한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가 아닌 토지에서 이탈한 수동적인 농민 출신의 집단이었습니다. 그들 다수가 문맹이자 쁘띠부르주아적인 농민이었고 교통과 통신이 지금과는 달리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소련의 지도부는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과 비전이 부족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소수의 전위적인 공산당 이론,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론 등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100년 전 러시아 혁명과 21세기 한국의 촛불시민혁명의 차이점이 부각되는 지점이라고 짚어 주셨습니다.
작품 개요
볼셰비키 혁명과 내전의 회오리 속에서 방황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숄로호프는 자신의 출신지인 돈 강 유역을 무대로 다양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카자크는 15~17세기에 과중한 세금과 압제를 피해 자포로지예, 돈, 쿠반, 시베리아 등으로 도망친 농노, 그 자손들을 말합니다. 특히 돈 강 유역의 카자크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주로 기병으로 군무에 종사했다고 합니다. 초기의 카자크 공동체는 아타만(대장)과 원로회를 통해 평등하게 땅을 공동으로 경작하였으나 18세기 초부터 러시아 정부는 카자크의 상층부에 귀족의 권한을 부여하여 영토 확장 등에 이용하였습니다. 이후 카자크 사회는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고 볼셰비키 혁명 이후 적위군과 백위군으로 나뉘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좌익적 혁명파가 붉은색을 그들의 상징으로 삼아 적위군(赤衛軍)을 조직하자 그에 맞선 보수적 반혁명파는 백색을 상징으로 삼아 그들의 군대를 백위군(白衛軍)이라 자칭하였습니다. 카자크의 전통과 풍습, 내전 중에 겪게 되는 비극 등이 반복적으로 그려지는 이 작품집은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보편적 인간성을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