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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세미나]세상을 블랜딩한 커피. 함께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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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커피한잔의 진실 보셨나요?
우리나라에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이 벌써 300개나 된다는군요. 그리고 거의 4000원에 육박하는 커피값의 원재료비는 로스팅한 원두커피 14g와 우유값에 해당하는 700원 정도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에스프레소의 영어식 명칭은 익스프레스라는 것(빨리 내려서 먹기 때문에), 그리고 웬만한 커피전문점들에서 파는 커피들이 로스팅한 지 너무 오래되어 그다지 품질이 좋지 못하다는 것... 그리고 OECD국가 들 중 우리나라가 가장 커피값이 비싸다는 것! 인터뷰에 응한 한 여자 대학원생의 말에 의하면 한 달 생활비 40만원 중 커피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만원 정도... 와우!!! 전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럼에도 한국사람들이 꼭 메이커 있는 비싼 커피를 즐기는 이유는?
핸드백 효과라는 군요. 대강 입어도 핸드백 하나만 명품으로 들면 괜히 있어 보이는 것과 같은 효과... 스타벅스 CEO도 화면에 나와 그러더군요. ‘우리는 단지 한 잔의 커피를 파는 게 아니다. 우리는 문화를 판다’. 그런가요? 커피 즐기시는 분들 생각은 어떠신지.....
세상을 블랜딩한 커피이야기
사실 커피를 즐기지 않음에도 이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보게 된 건 지난 봄학기때 들었던 아카데미 강좌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별 큰 기대를 하고 간 건 아니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하는 강좌치곤 좀 별나다 '싶어 들어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예상한대로 커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로스팅하기 전의 커피 생두도 씹어 먹어 보고, 드립하는 올바른 방법도 배우고, 가장 맛난 커피는 어떻게 만드는지(물의 온도, 컵 미리 데우기 등등), 다양한 커피의 종류들도, 커피 한잔을 만드는데 필요한 갖가지의 도구들도 구경할 수 있었구요. 커피의 생산지들과 그 나라의 역사들도 간략히 짚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것 뭐였냐면... 일단 매 강의마다 원산지가 다 다른, 평소 잘 접해보지 못했던 커피들을 바리스타 분들이 직접 내려서 주신다는 점이 가장 좋았구요.. 강의를 맡은신 강사분의 해박함에도 넋이 나갔었습니다. 제가 평소 똑똑하다고 인정하는 분들이 몇 분 계신데.. 촘스키, 박노자, 남경태(종횡무진 역사시리즈 쓰신 분)... 이 강사분도 그 대열에 합류시켜야 될 것 같은 포스...(나중에 알고 보니 촘스키의 ‘숙명의 트라이앵글’ 번역 하시분이더군요. 그럼 그렇지...). 드리퍼를 이용해서 직접 드립하는 법도 배웠고 그렇게 우리가 직접 내린 커피를 수강생끼리 나눠 마셔보며 드립 방법에 따라 커피 맛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나게 체험했지요.

그리고 강사분이 참여연대 맞은편에 커피공방을 운영하시는 관계로 수강생들이 직접 공방을 방문해서 커피와 관련된 여러 가지 것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었습니다. 공방에는 로스팅하는 기계까지 있더군요. 거기에 덧붙여 커피의 생산과 유통에 관련된 알려지지 않은 슬픈 진실(공정무역)들도 알게 되어 정말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완성도 높은 강의였습니다. 커피에 관한 소책자까지 무료로 나누어 주시며 직접 수강생들의 이름까지 적어 넣어주시는 이 완벽한 서비스!

커피... 사실 전 커피를 즐기는 분들의 입맛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커피 한잔을 모두 비우게 될 때까지의 시간이 주는 그 여유로움에는 공감합니다(제가 흡연하는 이유와 비슷하므로). 커피잔을 그러쥐었을 때 손끝으로 전해지는 따스함, 급하게 먹게 되는 점심식사 뒤 벤치에서의 커피 한잔이 주는 느긋함, 좋은 사람과 마주한 자리에서 커피 한잔이 만들어 내는 부드러운 대화... 이런 것들이 사실 커피의 맛과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기는 것은 아닌지... 도통 커피라고는 모르는 저로서는 추측만 할 뿐이지요.
커피.. 함께 공부하실래요?
TV 를 끄고 잠자리에서 한겨레21를 읽는데, ‘유럽을 공습한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눈에 띕니다. 기사 옆에 같이 실린 사진 한 장-프랑스 파리의 한 스타벅스 매장이군요. 사람들이 줄까지 서가며 미국 커피를 사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 퐁피두 광장에 스타벅스 매장이 처음 들어섰을 때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할 정도였는데 이제 유럽에서 미국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랍니다. 영국 커피체인점 자리에는 이제 거의 미국의 그것들이 대신 들어와 있다는 군요.
바야흐로 미국 앞에서 내세울 것이라곤 문화적 자존심 밖에 없던 유럽마저도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역시 미국은 무서운 나라입니다. 무식하게 힘자랑만 하는 녀석은 아닌 거지요. 근데 오늘은 어쩐지 ‘커피’하고 자꾸 부딪히게 되네요. 신기신기~~~
12월에 다시 한번 개설 되는 커피강좌... 한여름에 들었던 것과는 달리 굉장히 분위기 있을 것 같습니다. 한겨울 아침, 아이들 다 학교 보낸 뒤 찾아오는 그 여유로움과 한 잔의 커피라....(물론 상상으로만)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 그 한 잔만큼의 진실도 함께 즐겨보시는 건 어떨런지... 커피 한잔을 통해서도 이렇게 다양한 세상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며... 어쨌거나, 커피 때문에 많은 걸 생각하게 되는 하루입니다.
*이 글은 아카데미 자원활동가 박현아 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 http://academy.peoplepower21.org/
강좌 문의 : 02-723-0580(김민수 간사)
단순히 커피를 멋으로가 아닌 마음으로 생산자들의 정성도 느낄 수 있는 향기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가을의 커피강좌가 봄날의 커피강좌보다 더 멋지겠는 걸요.
다시한번 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