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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가을학기를 시작하며
가을학기를 시작하며
느티나무가 2009년 봄, 문을 열고 이제 3년 반...
여러분 덕분에 잘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느티나무는 이번 가을학기를 시작하며 몇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합니다.
느티나무에서 함께 배우는 분들, <수강생> 아닌 <참여자>로 표현하려 합니다.
느티나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을 그동안 <수강생>이라 말할 때마다 '이건 아닌데...' 하는 고민을 해왔습니다. <수강생>은 대단히 수동적인 존재로 규정하는 표현이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왔거든요.
진보, 인문, 행복의 배움터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는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배움의 공간이 되길 희망합니다. 그렇다면 단어 하나에도 우리의 교육가치와 철학이 세심하게 반영되어야 하겠지요. 참여해서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로서의 교육과 배움의 <참여자>. 어떠신가요. 물론 <참여자>라는 말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는 표현이 있다면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역시 여러분의 참여를 통해 계속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직접 참여해서 배우는 워크숍 방법을 확대 시행합니다.
기존의 생활문화학교 워크숍 외에도 민주주의학교에서 <교사, 교육활동가 평화교육 워크숍: 누구나 맘대로 톡톡> <소심한 사람들의 유쾌한 꼼지락 - 소리를 내면 세상이 바뀐다> 등을 새롭게 시도합니다. 느티나무는 지성, 감성, 영성이 통일되는 교육을 추구합니다. 그런 점에서 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 과정을 이에 맞게 더욱 발전시켜나가려고 합니다. 이런 워크숍은 특히 참가자들 스스로 만드는 에너지가 중요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이 참여해서 어떤 역동과 에너지를 만들어갈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의식 강좌에서도 가급적 열린 대화의 시간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시민들이 정확하고 주체적인 사고와 입장을 갖기 위해 강의식 강좌는 필요하고 또 중요합니다. 이번학기에는 특히 참여연대 부서들이 주관하는 강좌들이 많습니다. 다만 그런 강좌에서도 참여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열린 분위기에서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시간을 잘 마련하려 합니다.
요즘은 인터넷, SNS 등 여러 방법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와 배움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 발로 내 시간을 들여 어떤 공간에 와서 뭔가를 배우려 할 때는 단순한 정보를 소유, 소비하는 것 이상을 그 공간에서 성취하도록 참여자와 강사, 교육기획자가 함께 노력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보,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 등 민주주의학교 강좌에도 참여자들이 함께 대화하며 서로 배우는 시간을 배치하였습니다.
2009년부터 매학기 해왔던 <오픈특강>을 이번 가을부터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김제동(방송인), 박재동(만화가), 조국(서울대 교수), 정연주(언론인), 신영복(성공회대 교수), 서명숙(제주올래 이사장), 희망버스 김진숙(민주노총 지도위원) 등이 오픈 특강의 강사로 오셨습니다. 이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배움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는다, 그리고 느티나무의 존재와 교육프로그램을 널리 홍보한다, 이것이 오픈특강을 하는 의미와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느티나무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강사의 명망성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때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가르칠 컨텐츠가 있다면 강사가 될 수 있습니다. 강사는 느티나무 참여자일 수도 있고, 학생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서 느티나무 참여자들이 다른 참여자들과 자신의 생각과 경험, 내용을 나누는 <나도 강사다> 프로그램을 지속해나갈 계획입니다. 방식 역시 참여자들이 좀더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참쇼- 참되고 참신한 참여연대 토크쇼> 등을 확대해보려 합니다.
아시아지역 활동가들이 1년동안 한국에서 공부하는 성공회대학교 MAINS 프로그램 학생들이 강사로 나서 생생한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소중한 시도입니다.
참여자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참신한 작은 모임들을 환영합니다.
느티나무에는 드로잉교실 한 학기 참여한 후 2주 1회 함께 그림을 그리는 <드로잉동호회 그림자> 가 있습니다. 그리고 느티나무가 더욱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배움의 공간이 되기 위해 느티나무 실무진과 함께 교육 기획 진행 평가는 물론 종강파티를 함께 만들어가는 <느티나무지기모임>이 있습니다. 느티나무지기모임은 지난 8월부터 6월말까지 준비과정을 거쳐 다시 이번 가을 새로운 분들을 충원해서 새롭게 시작합니다.
이 밖에도 이번 가을학기를 거치면서 더 새롭고 참신한 모임들이 탄생하길 희망합니다.
동시에 다음학기 새로운 프로그램에 참여자가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만들어가는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시민들의 시대적인 요구와 배움의 환경은 변화합니다. 그 변화의 맥락을 잘 읽어내면서도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데 여러분의 지혜와 힘을 함께 모아가면 좋겠습니다.
가을학기에도 서로 배우는 즐거운 시간, 함께 하면 힘이 나는 좋은 친구들을 느티나무에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